올해 한국오픈은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근육질의 우정힐스 코스. 사진 | 우정힐스 제공
국내에서도 드디어 내셔널 타이틀이자 메이저 대회가 열린다.
제68회 코오롱한국오픈.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딱 30일을 남기고 있다. 국내의 4월 말은 잔디가 올라오는 시기다. 이즈음의 골프장은 배토 등으로 코스 상태가 좋지 않다. 막 자라기 시작한 잔디 보호 차원으로 샷 질감이나 그린 스피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니 내셔널 타이틀이 5월에 열리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다. 우리의 기후와 생장 조건에서 잔디가 가장 좋은 상태를 보이는 것은6월과 9월이다.
따라서 한국오픈이 6월에 열렸을 때 가장 화려하고, 코스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시험 무대를 제공했다. 좁은 페어웨이와 발목을 덮는 긴 러프, 선수도 자주 경험하지 못한 빠른 그린 스피드는 작은 실수도 스코어 카드에 큰 숫자를 적어 넣게 만들었다. 미세한 기량 차이도 가려내 선수에게 가혹한 이 코스는 ‘가장 견고한 방패’라고 할 수 있다.
5월의 한국오픈이 되면서 우정힐스는 깊은 러프라는 하나의 상징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견고한 방패’인 것만은 분명하다.
2024년 12월 골프장 문을 걸어 잠그고 이듬해 4월 말까지 리노베이션을 했기 때문이다. 2003년 내셔널 타이틀 홈 코스가 된 이후 해마다 티잉 구역을 뒤로 밀고 각종 함정을 끼워 넣는 등 부분적으로 손을 보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긴 기간의 재정비는 처음이었다.
리노베이션의 목적은 ‘방어’보다는 경기 ‘질’을 높이는 것이었다. 골프장 회원이나 한국오픈 출전 선수 모두에게 해당된다. 이정윤 대표이사는 “겨울 내내 코스에서 콧물을 엄청 흘렸다(웃음)”면서 리노베이션 목적과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1993년 개장 이후 32년 만에 리노베이션을 했다. 오래되면 그린의 언듈레이션이 다 무너진다. 많은 사람이 밟고 장비가 왔다갔다하면 들어갔던 부분이 나오고 나왔던 부분은 들어간다. 그게 이번 리노베이션의 가장 큰 골자다. 페리 다이Perry Dye가 설계했던 모습이 아니다. 너무 많이 변형됐다.” "오래된 골프장은 모두 같은 상황일 것”이라는 이 대표는 “그래서 리노베이션을 하는 것이 맞다. 20년에 한 번 해주는 것이 이상적인데, 우리도 좀 늦은감이 있다”고 했다.
리노베이션은 다이디자인그룹Dye Designs Group의 신시아 다이Cynthia Dye(68세)가 주도했다. 우정힐스를 설계한 페리 다이의 사촌으로, 현재 다이디자인그룹을 이끌고 있다. 페리 다이는 애석하게도 2021년 유명을 달리했다. 페리는 설계의 거장 피트 다이Pete Dye(1925~2020)의 장남이다.
신시아 다이는 2025년 영국 <골프먼슬리>와의 인터뷰에서 “우정힐스 프로젝트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사촌인 페리가 한국에서 처음 설계한 골프장이고, 그가 한국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정힐스는 개장한 지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그린의 규모·윤곽·배수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이 코스가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그린의 13번 홀. 사진 | 게티이미지
다이디자인그룹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신시아의 아들인 맷 맥그레이Matt McGarey는 같은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코스의 중요한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앞으로 수십 년간의 플레이를 위해 현대적으로 재정비한 모습을 회원들이 직접 확인하는 장면을 우리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다이디자인그룹이 정말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신시아 다이가 남편, 아들과 한국에 왔다. 모두 8번 다녀갔고, 공사 기간에만 4번 방문했다. 미국 셰이퍼 2명은 공사 기간 내내 상주했다. 공사 막바지에 신시아가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다이디자인그룹은 우리가 코스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워했다. 코스의 원형을 유지하고 가꿔오며, 해마다 내셔널 타이틀을 진행하고, 미디어의 코스 평가에서도 항상 높은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골프장은 리노베이션을 하는 5개월 동안 아예 문을 닫았다. 2024년 3월부터 리노베이션에 대해 공지하고 회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이 대표는 이전 인터뷰에서 “우정힐스가 해마다 한국오픈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수준 높은 회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긴 기간 플레이 기회가 제한되는 것에 대해 불만도 있었지만 이번에도 회원들은 대표의 결정에 우호적이었다. 골프장은 리노베이션을 위해 약 50억원을 투자했고, 휴장하면서 그 비용만큼의 영업 손실을 감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코스의 18개 그린과 두 개의 연습 그린을 모두 재설계하고 형태를 새롭게 가다듬었다. 리노베이션 결과? “너무 어려워졌다. 커진 그린을 촘촘히 나눠 경사를 모두 줬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더욱 세분화해 더 어려워졌다.” 이 대표가 설명을 이었다.
“리노베이션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의 그린은 상당히 트리키Tricky하다. 작년에 대회를 할 때 선수들이 모자를 집어던지기도 하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정말 안 쳐보면 모른다. 눈으로 봐서는 느끼지 못한다. 원형과는 완전히 다르다. 난 원형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지만, 큰 굴곡은 같은데 작은 굴곡은 모두 바뀌었다. 세밀함이 완전히 다르다.”
5개월여의 작업 때문에 지난해 한국오픈은 한 해 쉬어갔다. 4월 말에 작업을 끝냈기 때문에 한 달 뒤 일정이 잡힌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룹 계열인 라비에벨 듄스 코스가 내셔널 타이틀 첫 신고를 했다. 이 대표가 우정힐스만큼 애정을 가지고 관리하는 코스였다. 듄스에서 열린 첫 한국오픈 우승 스코어는 7언더파. 이 대표는 우승 스코어를 늘 ‘10언더파 이내’로 예상하는데, 선수들이 새로운 코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의미다. “10언더파 정도라야 대회가 후반부로 갈수록 박진감이 넘친다. 뒷조선수들이 추격할 수 있는 가시권 숫자이기도 하고, 반전이 나올 영역이다.”
한국오픈 전초전이 있었다. 리노베이션 이후 잔디가 활착되고 이상적인 경도를 맞추려면 최소 1년은 필요하다. 하지만 우정힐스는 지난해 10월 말 한국프로골프PGA투어와 디피DP월드투어 공동 주관인 제네시스챔피언십을 진행했다. 리노베이션 후 5개월 만이었다. 이 대표가 “모자를 집어던지고”라고 한 바로 그 대회다. 코스가 안정적이지 않았지만 우승 스코어는 11언더파였다. 2024년 우정힐스에서 열린 한국오픈과 같은 스코어였다.
다시 한국오픈을 맞이하는 이 대표는 언제부터 준비해왔을까?
“늘 준비한다”고 이 대표는 무덤덤하게 답을 돌려주었다. “잔디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오픈을 준비한다. 그때 보경로를 깎는 작업부터 한다. 처음 깎는 게 3월 하순이다. 우리나라 잔디는 4월 중순부터 나오고, 본격적으로는 5월이다. 따라서 5월 말 대회는 잔디가 좋은 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헸다.
조건이 그렇다고 베테랑의 준비가 미흡한 것은 아니다. 이 대표를 만난 것은 대회가 열리기 6주 전이었다. 그 시점에 그린 경도와 스피드 관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늘 그린 스피드 3.0m가 나온다. 대회 때 3.8m로 가려고 하는데 워낙 그린이 어려워서 대한골프협회KGA는 3.5m이상은 안 된다는 의견이다. 재작년에 대회할 때 첫날 3.8m, 둘쨋날 4.2m가 나왔다. 그랬더니 알앤드에이R&A와 KGA 팀에서 난리가 났다. ‘이렇게 하면 곤란하다. 핀을 꽂을 데가 없다.’ 그래서 다음 날은 롤링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4.1m가 나왔다. 선수들이 작년 DP월드투어에서 경험해봤기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웃음).”
그린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은 알겠고, 다른 것은 무엇일까?
“리노베이션하면서 1번 홀 티 박스를 하나 더 만들었다. 이제 1번 홀마저 더 어려워졌다. 오랜 기간 토너먼트 코스로 손봐왔기 때문에 대회를 위해 더 손대는 것은 이제 없다.”
이 대표는 대회 기간 중 가장 걱정되는 것이 비 예보인데, 5월 말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5월은 잔디 생육으로는 좋지 않은 시기지만 비가 적은 것은 그나마 장점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우정힐스에서 열린 한국오픈을 모두 경험한 이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라고 했다. “한국오픈은 무빙데이가 관건”이라는 이 대표는 최광수와 양용은의 예를 들었다. “2005년에 최광수가 우승했다. 예선을 최하위로 통과했지만 우승했다. 무빙데이를 잘 치렀다(64타). 양용은은 2010년 10월 10일 10시 10분에 티오프했고, 10타 차를 극복하고 우승했다.”
“우정힐스에서는 선수들이 하루라도 ‘편안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없다”는 이 대표는 “공략이 어렵기 때문에 머리를 쓰면서 하루를 끝내지 않으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오픈은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한국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파를 71로 구성하고 전장은 7325야드가 될 듯하다. 승부 홀은 어디가 될까? 선수들은 어디에서 더 집중해야 할까?
“파3 홀 4곳에서는 스코어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이 대표는 “올해도 16, 17, 18번 홀이 승부 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그린이기 때문에 라인을 읽기 어려울 수 있다. 조언을 하나 하자면 ‘자신의 눈을 의심하라.’”
우정힐스는 연습장을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은 클럽하우스 맞은편에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거리에 비해 전장이 짧았다. 많은 선수가 연습장 최후방의 그물을 넘기기 일쑤였다. 새로운 연습장은 18번 홀 옆에 있다. 전장은 400야드, 천연 잔디 타석이고 그물망은 없다. 이제 출전 선수들이 충분히 거리를 확인하면서 연습할 수 있다. 긴 거리의 연습장까지 갖추면서 우정힐스는 토너먼트 코스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기존 연습장 한쪽에 어프로치 연습장을 조성했다. 마지막으로 샷을 조율하고 1번 홀로 이동할 수 있다. 나머지 공간은 대회 때 갤러리 부스로 활용할 예정이다.
내셔널 타이틀이나 메이저 대회는 우승자를 예우한다. 전용 주차 공간이나 전용 로커를 배정하기도 한다. 한국오픈과 우정힐스는 그런 면에서는 무덤덤하다.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면 내셔널 타이틀이라는 명예와 파격적인 상금이 예우라고 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지난해 한국오픈 총상금은 14억원에 우승 상금 5억원이었다. 총상금의 35.7%. 일반 남자 프로 골프 투어에서 우승 상금은 보통 총상금의 18~20% 정도다. 지난 4월에 끝난 총상금 10억원의 한국PGA투어 대회 우승 상금은 2억원이었다. 한국오픈은 상금을 증액할 때마다 우승자 상금 비율을 크게 높여왔다.
근육질의 우정힐스 코스. 사진 | 우정힐스 제공
국내에서도 드디어 내셔널 타이틀이자 메이저 대회가 열린다.
제68회 코오롱한국오픈.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딱 30일을 남기고 있다. 국내의 4월 말은 잔디가 올라오는 시기다. 이즈음의 골프장은 배토 등으로 코스 상태가 좋지 않다. 막 자라기 시작한 잔디 보호 차원으로 샷 질감이나 그린 스피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니 내셔널 타이틀이 5월에 열리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다. 우리의 기후와 생장 조건에서 잔디가 가장 좋은 상태를 보이는 것은6월과 9월이다.
따라서 한국오픈이 6월에 열렸을 때 가장 화려하고, 코스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시험 무대를 제공했다. 좁은 페어웨이와 발목을 덮는 긴 러프, 선수도 자주 경험하지 못한 빠른 그린 스피드는 작은 실수도 스코어 카드에 큰 숫자를 적어 넣게 만들었다. 미세한 기량 차이도 가려내 선수에게 가혹한 이 코스는 ‘가장 견고한 방패’라고 할 수 있다.
5월의 한국오픈이 되면서 우정힐스는 깊은 러프라는 하나의 상징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견고한 방패’인 것만은 분명하다.
2024년 12월 골프장 문을 걸어 잠그고 이듬해 4월 말까지 리노베이션을 했기 때문이다. 2003년 내셔널 타이틀 홈 코스가 된 이후 해마다 티잉 구역을 뒤로 밀고 각종 함정을 끼워 넣는 등 부분적으로 손을 보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긴 기간의 재정비는 처음이었다.
리노베이션의 목적은 ‘방어’보다는 경기 ‘질’을 높이는 것이었다. 골프장 회원이나 한국오픈 출전 선수 모두에게 해당된다. 이정윤 대표이사는 “겨울 내내 코스에서 콧물을 엄청 흘렸다(웃음)”면서 리노베이션 목적과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1993년 개장 이후 32년 만에 리노베이션을 했다. 오래되면 그린의 언듈레이션이 다 무너진다. 많은 사람이 밟고 장비가 왔다갔다하면 들어갔던 부분이 나오고 나왔던 부분은 들어간다. 그게 이번 리노베이션의 가장 큰 골자다. 페리 다이Perry Dye가 설계했던 모습이 아니다. 너무 많이 변형됐다.” "오래된 골프장은 모두 같은 상황일 것”이라는 이 대표는 “그래서 리노베이션을 하는 것이 맞다. 20년에 한 번 해주는 것이 이상적인데, 우리도 좀 늦은감이 있다”고 했다.
리노베이션은 다이디자인그룹Dye Designs Group의 신시아 다이Cynthia Dye(68세)가 주도했다. 우정힐스를 설계한 페리 다이의 사촌으로, 현재 다이디자인그룹을 이끌고 있다. 페리 다이는 애석하게도 2021년 유명을 달리했다. 페리는 설계의 거장 피트 다이Pete Dye(1925~2020)의 장남이다.
신시아 다이는 2025년 영국 <골프먼슬리>와의 인터뷰에서 “우정힐스 프로젝트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사촌인 페리가 한국에서 처음 설계한 골프장이고, 그가 한국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정힐스는 개장한 지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그린의 규모·윤곽·배수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이 코스가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그린의 13번 홀. 사진 | 게티이미지
다이디자인그룹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신시아의 아들인 맷 맥그레이Matt McGarey는 같은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코스의 중요한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앞으로 수십 년간의 플레이를 위해 현대적으로 재정비한 모습을 회원들이 직접 확인하는 장면을 우리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다이디자인그룹이 정말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신시아 다이가 남편, 아들과 한국에 왔다. 모두 8번 다녀갔고, 공사 기간에만 4번 방문했다. 미국 셰이퍼 2명은 공사 기간 내내 상주했다. 공사 막바지에 신시아가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다이디자인그룹은 우리가 코스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워했다. 코스의 원형을 유지하고 가꿔오며, 해마다 내셔널 타이틀을 진행하고, 미디어의 코스 평가에서도 항상 높은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골프장은 리노베이션을 하는 5개월 동안 아예 문을 닫았다. 2024년 3월부터 리노베이션에 대해 공지하고 회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이 대표는 이전 인터뷰에서 “우정힐스가 해마다 한국오픈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수준 높은 회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긴 기간 플레이 기회가 제한되는 것에 대해 불만도 있었지만 이번에도 회원들은 대표의 결정에 우호적이었다. 골프장은 리노베이션을 위해 약 50억원을 투자했고, 휴장하면서 그 비용만큼의 영업 손실을 감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코스의 18개 그린과 두 개의 연습 그린을 모두 재설계하고 형태를 새롭게 가다듬었다. 리노베이션 결과? “너무 어려워졌다. 커진 그린을 촘촘히 나눠 경사를 모두 줬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더욱 세분화해 더 어려워졌다.” 이 대표가 설명을 이었다.
“리노베이션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의 그린은 상당히 트리키Tricky하다. 작년에 대회를 할 때 선수들이 모자를 집어던지기도 하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정말 안 쳐보면 모른다. 눈으로 봐서는 느끼지 못한다. 원형과는 완전히 다르다. 난 원형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지만, 큰 굴곡은 같은데 작은 굴곡은 모두 바뀌었다. 세밀함이 완전히 다르다.”
5개월여의 작업 때문에 지난해 한국오픈은 한 해 쉬어갔다. 4월 말에 작업을 끝냈기 때문에 한 달 뒤 일정이 잡힌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룹 계열인 라비에벨 듄스 코스가 내셔널 타이틀 첫 신고를 했다. 이 대표가 우정힐스만큼 애정을 가지고 관리하는 코스였다. 듄스에서 열린 첫 한국오픈 우승 스코어는 7언더파. 이 대표는 우승 스코어를 늘 ‘10언더파 이내’로 예상하는데, 선수들이 새로운 코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의미다. “10언더파 정도라야 대회가 후반부로 갈수록 박진감이 넘친다. 뒷조선수들이 추격할 수 있는 가시권 숫자이기도 하고, 반전이 나올 영역이다.”
한국오픈 전초전이 있었다. 리노베이션 이후 잔디가 활착되고 이상적인 경도를 맞추려면 최소 1년은 필요하다. 하지만 우정힐스는 지난해 10월 말 한국프로골프PGA투어와 디피DP월드투어 공동 주관인 제네시스챔피언십을 진행했다. 리노베이션 후 5개월 만이었다. 이 대표가 “모자를 집어던지고”라고 한 바로 그 대회다. 코스가 안정적이지 않았지만 우승 스코어는 11언더파였다. 2024년 우정힐스에서 열린 한국오픈과 같은 스코어였다.
다시 한국오픈을 맞이하는 이 대표는 언제부터 준비해왔을까?
“늘 준비한다”고 이 대표는 무덤덤하게 답을 돌려주었다. “잔디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오픈을 준비한다. 그때 보경로를 깎는 작업부터 한다. 처음 깎는 게 3월 하순이다. 우리나라 잔디는 4월 중순부터 나오고, 본격적으로는 5월이다. 따라서 5월 말 대회는 잔디가 좋은 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헸다.
조건이 그렇다고 베테랑의 준비가 미흡한 것은 아니다. 이 대표를 만난 것은 대회가 열리기 6주 전이었다. 그 시점에 그린 경도와 스피드 관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늘 그린 스피드 3.0m가 나온다. 대회 때 3.8m로 가려고 하는데 워낙 그린이 어려워서 대한골프협회KGA는 3.5m이상은 안 된다는 의견이다. 재작년에 대회할 때 첫날 3.8m, 둘쨋날 4.2m가 나왔다. 그랬더니 알앤드에이R&A와 KGA 팀에서 난리가 났다. ‘이렇게 하면 곤란하다. 핀을 꽂을 데가 없다.’ 그래서 다음 날은 롤링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4.1m가 나왔다. 선수들이 작년 DP월드투어에서 경험해봤기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웃음).”
그린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은 알겠고, 다른 것은 무엇일까?
“리노베이션하면서 1번 홀 티 박스를 하나 더 만들었다. 이제 1번 홀마저 더 어려워졌다. 오랜 기간 토너먼트 코스로 손봐왔기 때문에 대회를 위해 더 손대는 것은 이제 없다.”
이 대표는 대회 기간 중 가장 걱정되는 것이 비 예보인데, 5월 말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5월은 잔디 생육으로는 좋지 않은 시기지만 비가 적은 것은 그나마 장점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우정힐스에서 열린 한국오픈을 모두 경험한 이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라고 했다. “한국오픈은 무빙데이가 관건”이라는 이 대표는 최광수와 양용은의 예를 들었다. “2005년에 최광수가 우승했다. 예선을 최하위로 통과했지만 우승했다. 무빙데이를 잘 치렀다(64타). 양용은은 2010년 10월 10일 10시 10분에 티오프했고, 10타 차를 극복하고 우승했다.”
“우정힐스에서는 선수들이 하루라도 ‘편안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없다”는 이 대표는 “공략이 어렵기 때문에 머리를 쓰면서 하루를 끝내지 않으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오픈은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한국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파를 71로 구성하고 전장은 7325야드가 될 듯하다. 승부 홀은 어디가 될까? 선수들은 어디에서 더 집중해야 할까?
“파3 홀 4곳에서는 스코어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이 대표는 “올해도 16, 17, 18번 홀이 승부 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그린이기 때문에 라인을 읽기 어려울 수 있다. 조언을 하나 하자면 ‘자신의 눈을 의심하라.’”
우정힐스는 연습장을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은 클럽하우스 맞은편에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거리에 비해 전장이 짧았다. 많은 선수가 연습장 최후방의 그물을 넘기기 일쑤였다. 새로운 연습장은 18번 홀 옆에 있다. 전장은 400야드, 천연 잔디 타석이고 그물망은 없다. 이제 출전 선수들이 충분히 거리를 확인하면서 연습할 수 있다. 긴 거리의 연습장까지 갖추면서 우정힐스는 토너먼트 코스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기존 연습장 한쪽에 어프로치 연습장을 조성했다. 마지막으로 샷을 조율하고 1번 홀로 이동할 수 있다. 나머지 공간은 대회 때 갤러리 부스로 활용할 예정이다.
내셔널 타이틀이나 메이저 대회는 우승자를 예우한다. 전용 주차 공간이나 전용 로커를 배정하기도 한다. 한국오픈과 우정힐스는 그런 면에서는 무덤덤하다.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면 내셔널 타이틀이라는 명예와 파격적인 상금이 예우라고 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지난해 한국오픈 총상금은 14억원에 우승 상금 5억원이었다. 총상금의 35.7%. 일반 남자 프로 골프 투어에서 우승 상금은 보통 총상금의 18~20% 정도다. 지난 4월에 끝난 총상금 10억원의 한국PGA투어 대회 우승 상금은 2억원이었다. 한국오픈은 상금을 증액할 때마다 우승자 상금 비율을 크게 높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