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흥미와 경관의 아름다움이 굳건한 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권동영 설계의 라싸골프클럽 밸리 코스 3번 홀.
코스나 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설계자 4명에게 도움을 청했다. 궁금증을 담은 공통 질문을 정리해 서면으로 보냈고, 답을 받았다.
Q : 설계자가 코스를 설계할 때 고려하는 것들?
설계자라고 해석되는 아키텍처Architect의 어원은 아르케Arche(본질)와 테크네Techne(예술이나 기술)에서 비롯된다.
그런 점에서 골프 코스 설계는 설계자 자신의 기술과 예술적 소양을 바탕으로 자연이라는 본질적 대상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한 사람의 지휘자가 대규모 관현악단을 이끌고 여러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교향곡을 연주하듯이 코스 조성의 모든 분야와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직접적 요소인 지형과 환경, 인허가 여건 등을 바탕으로 예산, 공법, 코스 관리나 운영 등 복합적인 간접 요소까지 조화롭게 설계에 반영한다.
그 중심에는 게임의 흥미(난이도, 공정성, 흐름의 유연성 등을 고려한)와 경관의 아름다움이 굳건한 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고저 차가 큰 지형에서는 카트 도로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며, 환경친화적 관리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골프 장비(클럽, 볼)와 골퍼의 기량 향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거리에 대해서도 적절한 수용성을 갖춰야 한다. 그밖에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공의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설계자의 공사 감리 참여가 필요하다. 이는 설계의 수준과 밀도를 높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Q : ‘세계 100대 코스’라고 18홀이 모두 베스트는 아니다?
주연, 조연, 엑스트라 배우 등이 짜인 각본에 따라 각기 맡은 역할에 충실해야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챌린지 홀은 '불안한 설렘', 곧 아토포스Atopos적 요소를 가져야 하지만 18홀 모두 그럴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홀 속에서 리듬을 타고 하모니를 이루어야 한다.
18홀 배열Routing은 영화의 각본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승전결 위치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난이도를 가진 홀이 자리 잡는 것이 이상적이다. 예컨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나 레드 제플린의 ‘스테어웨이 투 헤븐’ 클라이맥스 파트가 더욱 격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도입과 전개 파트가 잔잔하게 흘렀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딥 퍼플의 ‘스모크 온 더 워터’나 ‘하이웨이 스타’ 같은 분위기 속에 있었다면 격정의 정도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반전의 승부 홀만이 베스트 홀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잔잔하지만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아름다운 홀이 베스트 홀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완성도 높은 세밀함을 가지고 자기 역할(전체 골격에 어울리는)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가다.
Q : 코스에서 홀만 따로 평가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같은 구조를 가진 홀이라도 놓인 장소나 제원에 따라 전혀 다른 홀로 인식되기도 한다.
안성베네스트컨트리클럽 서 코스 6번 홀(391m)과 라싸골프클럽 밸리 코스 3번 홀(356m)은 왼쪽에 골짜기와 연못을 끼고 있는 내리막 파4 홀로서 비슷한 평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전자는 거리가 더 먼 데도 그린까지 훤하게 보이는 까닭에 티 샷이 망설여지지 않지만, 후자는 왼쪽에 솟은 나무숲으로 인해 그린 일부가 가려지면서 상대적으로 짧지만 중압 차이가 생긴다.
이처럼 홀 하나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유사한 홀이 다른 코스에서는 어떻게 느껴지는지 비교할 수 있다. 코스에 속하는 부분으로 어느 한 홀을 인지할 때보다는 각 홀의 역할과 성격에 대한 고유한 가치를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볼 때마다 새롭게 보인다면 그것이 베스트 홀이다.
Q : 파3 홀을 설계할 때 고려하는 것?
파3 홀은 티에서 온 그린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가장 안정적인 어프로치 샷을 할 수 있는 홀이다.
따라서 짧은 홀일수록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는 장치를 설계에 적용하기 일쑤다. 그뿐 아니라 티 샷의 방위각을 설정할 때 계절풍(주로 하절기 기준)으로 인해 탄도의 방향이 바뀔 수 있도록 하는 등 비가시적 요소가 작용되게 하기도 한다.
Q : 좋은 파3 홀이 가져야 할 항목?
모든 티에서 그린 바닥은 물론이고 그 주변까지 전체 윤곽이 한눈에 들어와야 한다.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원 샷, 원 킬(서사序詞가 필요 없는)’ 같은 느낌이 들어야 하며, 멋진 경관을 배경으로 한다면 금상첨화다.
몽베르CC 명성산 8번 홀, 힐드로사이CC 5번 홀, 가평베네스트GC 파인 7번 홀.
Q : 파4 홀을 설계할 때 고려하는 것?
두 번째 샷으로 온 그린이 가능한 구조이며, 스트레이트형과 도그레그형으로 구분된다. 스트레이트 홀은 주로 업다운 경사와 길이의 조합으로 난이도를 조절하며, 짧은 홀일수록 그린 콤플렉스(그린 바닥과 주변 벙커, 또는 해저드 등) 조합을 까다롭게 한다. 도그레그 홀은 티 샷의 진행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전환(적어도 30도 이상)된 어프로치 샷을 하는 형태다. 티 샷을 그린 방향으로 치우치게 할수록 어프로치 거리가 짧아지는 효과가 생기므로, 그런 선택에 대해서는 위험 요소(워터 해저드, 벙커, 계곡 등)를 설치해 이익에 상응하는 부담을 극복하도록 한다.
Q : 좋은 파4 홀이 가져야 할 항목?
티에서 페어웨이는 물론 그린까지 홀 전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어프로치 샷을 염두에 둔 티 샷을 할 수 있다. 또한 위험Risk과 보상Reward이 명료한 도그레그 홀이라면 한층 매력적인 홀로 기억될 것이다.
화산CC 6번 홀, 블루원상주G&R 12번 홀, 힐드로사이CC 버치 3번 홀, 몽베르CC 명성산 18번 홀, 안성베네스트GC 서 코스 6번 홀, 라싸GC 밸리 3번 홀.
Q : 파5 홀을 설계할 때 고려하는 것?
파5 홀은 두 개의 분절점IP을 가지고 있어서 통상 3번의 샷(티 샷, 페어웨이 샷, 어프로치 샷)으로 그린에 도달한다. 따라서 스트레이트 홀, 첫 번째 분절점에서 꺾이는 홀, 두 번째 분절점에서 꺾이는 홀, 두 곳에서 모두 꺾이는 홀(이 경우는 한 방향으로 꺾이는 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꺾이는 홀로 구분)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다. 분절점의 방향 전환에 따라 쇼트 컷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으므로 타수를 줄이는 챌린지 홀을 디자인하기에 매우 적합한 구조다. 지형 여건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를 고루 안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행의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가급적 2개 홀 이상 건너서 다음 파5 홀을 배치한다.
Q : 좋은 파5 홀이 가져야 할 항목?
분절점이 꺾이는 홀의 경우 각각의 지점에서 보상과 형벌이 적절히 작동하는 구조를 갖춰야 하며, 모든 상황에 대한 시야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다만 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게 할 수 없을 때는 최소한 다음 샷을 위한 베스트 포지션을 파악할 수 있는 구역까지는 가시 범위에 들어와야 한다.
스트레이트 홀 : 지산CC 서 코스 2번 홀, 안성베네스트CC 웨스트 9번 홀, 몽베르CC 명성산 12번 홀. 첫 번째 분절점에서 꺾이는 홀 : 라싸GC 레이크 9번 홀, 파인크리크CC 밸리 5번 홀, 젠스필드CC 18번 홀. 두 번째 분절점에서 꺾이는 홀: 더플레이어스GC 레이크 9번 홀, 힐드로사이CC 11번 홀, 라싸GC 밸리 4번 홀. 두 곳 모두 꺾이는 홀 : 파인크리크CC 크리크 4번 홀, 더시에나벨루토CC 밸라 7번 홀, 렉스필드CC 마운틴 9번 홀).

권동영 : 한국골프코스설계가협회 회장. 설계 : 몽베르, 화산, 마이다스밸리, 힐드로사이, 동부산, 블루원상주, 라싸 등.
설계한 골프장 중 베스트 홀
파3. 화산CC. 5번 홀(157m) : 홀 왼쪽의 자연 계곡과 연결되는 크리크가 티와 그린 사이를 가로질러 그린 앞의 폭포로 떨어지도록 설계돼 독특한 경관을 연출한다. 전체 파3 홀 중 가장 짧은 홀이지만 그린을 보루처럼 떠받치고 있는 2개의 벙커는 티 샷을 신중하게 하도록 경고한다.
파4. 라싸GC. 밸리 3번 홀(356m) : 라싸는 샹그릴라에서 발원해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장대한 수계를 상징적으로 설계에 반영한 코스다. 밸리 3번 홀은 수계의 중간 고도에 위치한 '호도협'을 상징하는 깊은 계곡이 티 앞을 가로지른다. 그린은 그 계곡이 도달한 호수 속에 섬처럼 떠 있고, 계곡과 호수의 왼쪽은 자연 수림과 만나고 있다. 길지 않은 내리막 홀이지만 다양한 자연 요소가 코스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파5. 힐드로사이CC. 11번 홀(516m) : 세컨드 샷에서 오른쪽 페어웨이를 경유해 어프로치 샷을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직선 거리가 480m(오르막)이므로 장타자는 세컨드 온을 시도할 수 있는 홀이다. 그러나 세컨드 온을 성공시키려면 한 줄로 늘어서서 그린 앞을 가로막고 있는 4개의 벙커를 넘겨야 하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인피니티 그린에 정확하게 떨어뜨려야 한다. 남은 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소신껏 결행하면 한 타를 줄일 수 있다.
설계하지 않은 골프장 중 베스트 홀
파3. 사우스케이프오너스. 16번 홀(210m) : 해안선 따라 와이드 앵글로 세팅된 티잉 구역과 암반 위에 앉은 그린은 남해안 특유의 리아스식 해안과 더불어 그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다. 파3 홀치고는 긴 거리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150m 구간의 해안 절벽 위에 산개한 티들은 위치에 따라 그린까지의 거리와 각도가 달라지므로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
파4. 클럽72. 바다 코스 14번 홀(411m) : 매우 긴 좌 도그레그성 오르막 홀이며, 페어웨이는 비스듬히 늘어선 3개의 벙커를 기준으로 두 갈래로 전개된다. 오른쪽은 130m(화이트 티 기준) 지점부터 시작되고 방해 요소가 없지만 상대적으로 어프로치 거리가 길게 남는다. 왼쪽은 220m 지점부터 시작되고 어프로치 거리가 짧아지지만 연못과 벙커를 넘기는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 인 코스 후반에 접어들면서 반전 기회를 잡기 위한 도전이 가능하다.
파5. 블랙스톤제주CC. 사우스 9번 홀(539m) : 좌로 굽었다 우로 굽는 지그재그형이다. 화산 지형 특유의 원시림(곶자왈) 속을 헤치고 나가는 듯한 첫 번째 랜딩 구역을 지나면 페어웨이 우측을 따라가는 연못이 두 번째 랜딩 구역까지 도달하면서 시선을 끈다. 그리고 그린 앞을 가로지르는 자연 계곡은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4개의 벙커와 더불어 그린을 방어하는 강력한 수비대로 어필하기에 충분하다.
권동영 설계의 라싸골프클럽 밸리 코스 3번 홀.
코스나 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설계자 4명에게 도움을 청했다. 궁금증을 담은 공통 질문을 정리해 서면으로 보냈고, 답을 받았다.
Q : 설계자가 코스를 설계할 때 고려하는 것들?
설계자라고 해석되는 아키텍처Architect의 어원은 아르케Arche(본질)와 테크네Techne(예술이나 기술)에서 비롯된다.
그런 점에서 골프 코스 설계는 설계자 자신의 기술과 예술적 소양을 바탕으로 자연이라는 본질적 대상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한 사람의 지휘자가 대규모 관현악단을 이끌고 여러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교향곡을 연주하듯이 코스 조성의 모든 분야와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직접적 요소인 지형과 환경, 인허가 여건 등을 바탕으로 예산, 공법, 코스 관리나 운영 등 복합적인 간접 요소까지 조화롭게 설계에 반영한다.
그 중심에는 게임의 흥미(난이도, 공정성, 흐름의 유연성 등을 고려한)와 경관의 아름다움이 굳건한 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고저 차가 큰 지형에서는 카트 도로의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며, 환경친화적 관리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골프 장비(클럽, 볼)와 골퍼의 기량 향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거리에 대해서도 적절한 수용성을 갖춰야 한다. 그밖에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공의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설계자의 공사 감리 참여가 필요하다. 이는 설계의 수준과 밀도를 높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Q : ‘세계 100대 코스’라고 18홀이 모두 베스트는 아니다?
주연, 조연, 엑스트라 배우 등이 짜인 각본에 따라 각기 맡은 역할에 충실해야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챌린지 홀은 '불안한 설렘', 곧 아토포스Atopos적 요소를 가져야 하지만 18홀 모두 그럴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홀 속에서 리듬을 타고 하모니를 이루어야 한다.
18홀 배열Routing은 영화의 각본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승전결 위치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난이도를 가진 홀이 자리 잡는 것이 이상적이다. 예컨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나 레드 제플린의 ‘스테어웨이 투 헤븐’ 클라이맥스 파트가 더욱 격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도입과 전개 파트가 잔잔하게 흘렀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딥 퍼플의 ‘스모크 온 더 워터’나 ‘하이웨이 스타’ 같은 분위기 속에 있었다면 격정의 정도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반전의 승부 홀만이 베스트 홀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잔잔하지만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아름다운 홀이 베스트 홀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완성도 높은 세밀함을 가지고 자기 역할(전체 골격에 어울리는)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가다.
Q : 코스에서 홀만 따로 평가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같은 구조를 가진 홀이라도 놓인 장소나 제원에 따라 전혀 다른 홀로 인식되기도 한다.
안성베네스트컨트리클럽 서 코스 6번 홀(391m)과 라싸골프클럽 밸리 코스 3번 홀(356m)은 왼쪽에 골짜기와 연못을 끼고 있는 내리막 파4 홀로서 비슷한 평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전자는 거리가 더 먼 데도 그린까지 훤하게 보이는 까닭에 티 샷이 망설여지지 않지만, 후자는 왼쪽에 솟은 나무숲으로 인해 그린 일부가 가려지면서 상대적으로 짧지만 중압 차이가 생긴다.
이처럼 홀 하나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유사한 홀이 다른 코스에서는 어떻게 느껴지는지 비교할 수 있다. 코스에 속하는 부분으로 어느 한 홀을 인지할 때보다는 각 홀의 역할과 성격에 대한 고유한 가치를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볼 때마다 새롭게 보인다면 그것이 베스트 홀이다.
Q : 파3 홀을 설계할 때 고려하는 것?
파3 홀은 티에서 온 그린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가장 안정적인 어프로치 샷을 할 수 있는 홀이다.
따라서 짧은 홀일수록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는 장치를 설계에 적용하기 일쑤다. 그뿐 아니라 티 샷의 방위각을 설정할 때 계절풍(주로 하절기 기준)으로 인해 탄도의 방향이 바뀔 수 있도록 하는 등 비가시적 요소가 작용되게 하기도 한다.
Q : 좋은 파3 홀이 가져야 할 항목?
모든 티에서 그린 바닥은 물론이고 그 주변까지 전체 윤곽이 한눈에 들어와야 한다.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원 샷, 원 킬(서사序詞가 필요 없는)’ 같은 느낌이 들어야 하며, 멋진 경관을 배경으로 한다면 금상첨화다.
몽베르CC 명성산 8번 홀, 힐드로사이CC 5번 홀, 가평베네스트GC 파인 7번 홀.
Q : 파4 홀을 설계할 때 고려하는 것?
두 번째 샷으로 온 그린이 가능한 구조이며, 스트레이트형과 도그레그형으로 구분된다. 스트레이트 홀은 주로 업다운 경사와 길이의 조합으로 난이도를 조절하며, 짧은 홀일수록 그린 콤플렉스(그린 바닥과 주변 벙커, 또는 해저드 등) 조합을 까다롭게 한다. 도그레그 홀은 티 샷의 진행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전환(적어도 30도 이상)된 어프로치 샷을 하는 형태다. 티 샷을 그린 방향으로 치우치게 할수록 어프로치 거리가 짧아지는 효과가 생기므로, 그런 선택에 대해서는 위험 요소(워터 해저드, 벙커, 계곡 등)를 설치해 이익에 상응하는 부담을 극복하도록 한다.
Q : 좋은 파4 홀이 가져야 할 항목?
티에서 페어웨이는 물론 그린까지 홀 전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어프로치 샷을 염두에 둔 티 샷을 할 수 있다. 또한 위험Risk과 보상Reward이 명료한 도그레그 홀이라면 한층 매력적인 홀로 기억될 것이다.
화산CC 6번 홀, 블루원상주G&R 12번 홀, 힐드로사이CC 버치 3번 홀, 몽베르CC 명성산 18번 홀, 안성베네스트GC 서 코스 6번 홀, 라싸GC 밸리 3번 홀.
Q : 파5 홀을 설계할 때 고려하는 것?
파5 홀은 두 개의 분절점IP을 가지고 있어서 통상 3번의 샷(티 샷, 페어웨이 샷, 어프로치 샷)으로 그린에 도달한다. 따라서 스트레이트 홀, 첫 번째 분절점에서 꺾이는 홀, 두 번째 분절점에서 꺾이는 홀, 두 곳에서 모두 꺾이는 홀(이 경우는 한 방향으로 꺾이는 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꺾이는 홀로 구분)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다. 분절점의 방향 전환에 따라 쇼트 컷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으므로 타수를 줄이는 챌린지 홀을 디자인하기에 매우 적합한 구조다. 지형 여건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를 고루 안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행의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가급적 2개 홀 이상 건너서 다음 파5 홀을 배치한다.
Q : 좋은 파5 홀이 가져야 할 항목?
분절점이 꺾이는 홀의 경우 각각의 지점에서 보상과 형벌이 적절히 작동하는 구조를 갖춰야 하며, 모든 상황에 대한 시야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다만 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게 할 수 없을 때는 최소한 다음 샷을 위한 베스트 포지션을 파악할 수 있는 구역까지는 가시 범위에 들어와야 한다.
스트레이트 홀 : 지산CC 서 코스 2번 홀, 안성베네스트CC 웨스트 9번 홀, 몽베르CC 명성산 12번 홀. 첫 번째 분절점에서 꺾이는 홀 : 라싸GC 레이크 9번 홀, 파인크리크CC 밸리 5번 홀, 젠스필드CC 18번 홀. 두 번째 분절점에서 꺾이는 홀: 더플레이어스GC 레이크 9번 홀, 힐드로사이CC 11번 홀, 라싸GC 밸리 4번 홀. 두 곳 모두 꺾이는 홀 : 파인크리크CC 크리크 4번 홀, 더시에나벨루토CC 밸라 7번 홀, 렉스필드CC 마운틴 9번 홀).
권동영 : 한국골프코스설계가협회 회장. 설계 : 몽베르, 화산, 마이다스밸리, 힐드로사이, 동부산, 블루원상주, 라싸 등.
설계한 골프장 중 베스트 홀
파3. 화산CC. 5번 홀(157m) : 홀 왼쪽의 자연 계곡과 연결되는 크리크가 티와 그린 사이를 가로질러 그린 앞의 폭포로 떨어지도록 설계돼 독특한 경관을 연출한다. 전체 파3 홀 중 가장 짧은 홀이지만 그린을 보루처럼 떠받치고 있는 2개의 벙커는 티 샷을 신중하게 하도록 경고한다.
파4. 라싸GC. 밸리 3번 홀(356m) : 라싸는 샹그릴라에서 발원해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장대한 수계를 상징적으로 설계에 반영한 코스다. 밸리 3번 홀은 수계의 중간 고도에 위치한 '호도협'을 상징하는 깊은 계곡이 티 앞을 가로지른다. 그린은 그 계곡이 도달한 호수 속에 섬처럼 떠 있고, 계곡과 호수의 왼쪽은 자연 수림과 만나고 있다. 길지 않은 내리막 홀이지만 다양한 자연 요소가 코스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파5. 힐드로사이CC. 11번 홀(516m) : 세컨드 샷에서 오른쪽 페어웨이를 경유해 어프로치 샷을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직선 거리가 480m(오르막)이므로 장타자는 세컨드 온을 시도할 수 있는 홀이다. 그러나 세컨드 온을 성공시키려면 한 줄로 늘어서서 그린 앞을 가로막고 있는 4개의 벙커를 넘겨야 하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인피니티 그린에 정확하게 떨어뜨려야 한다. 남은 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소신껏 결행하면 한 타를 줄일 수 있다.
설계하지 않은 골프장 중 베스트 홀
파3. 사우스케이프오너스. 16번 홀(210m) : 해안선 따라 와이드 앵글로 세팅된 티잉 구역과 암반 위에 앉은 그린은 남해안 특유의 리아스식 해안과 더불어 그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다. 파3 홀치고는 긴 거리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150m 구간의 해안 절벽 위에 산개한 티들은 위치에 따라 그린까지의 거리와 각도가 달라지므로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
파4. 클럽72. 바다 코스 14번 홀(411m) : 매우 긴 좌 도그레그성 오르막 홀이며, 페어웨이는 비스듬히 늘어선 3개의 벙커를 기준으로 두 갈래로 전개된다. 오른쪽은 130m(화이트 티 기준) 지점부터 시작되고 방해 요소가 없지만 상대적으로 어프로치 거리가 길게 남는다. 왼쪽은 220m 지점부터 시작되고 어프로치 거리가 짧아지지만 연못과 벙커를 넘기는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 인 코스 후반에 접어들면서 반전 기회를 잡기 위한 도전이 가능하다.
파5. 블랙스톤제주CC. 사우스 9번 홀(539m) : 좌로 굽었다 우로 굽는 지그재그형이다. 화산 지형 특유의 원시림(곶자왈) 속을 헤치고 나가는 듯한 첫 번째 랜딩 구역을 지나면 페어웨이 우측을 따라가는 연못이 두 번째 랜딩 구역까지 도달하면서 시선을 끈다. 그리고 그린 앞을 가로지르는 자연 계곡은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4개의 벙커와 더불어 그린을 방어하는 강력한 수비대로 어필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