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ㅣ COURSE


국내&국외호남 트레일 ② 르오네뜨컨트리클럽

노수성
2026-05-12
 르오네뜨는 ‘정직함, 고결함’을 모티프로, 자연과 사람 앞에서 정직한 코스와 서비스를 추구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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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암반이 상징이다. 사진 | 르오네뜨컨트리클럽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을 피부로 느낄 정도로 기온이 ‘쑥’ 올라간 4월 중순. 2박 3일 동안 850km의 길을 따라 역사와 전통, 코스, 음식, 리조트 등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호남 골프장 3곳을 둘러봤다. 두번째 목적지는 르오네뜨컨트리클럽. 


전라남도 곡성군 소재 르오네뜨컨트리클럽은 낯설지 않았다.


지난해와 올해 두 번에 걸쳐 자료를 받아 지면에 소개했기 때문이다. 한 번은 골프장, 다른 한 번은 스위트&빌라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모던하고 깔끔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의 사진을 보면서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트레일이 결국은 르오네뜨로 이끌었다.


그래서인지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 박물관에 온 듯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유물을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들여다보는 느낌.


기사를 쓰면서 코스의 시그니처인 붉은빛의 암반이 정말 궁금했다. 국내 골프장에서는 볼 수 없었고. 오래전 푸껫으로 출장 갔을 때 ‘레드마운틴Red Mountain’골프장 분위기와 흡사했다. 태국 10대 코스인 그곳만큼 색감이 뛰어날지 궁금했고, 직접 보면 더욱 장관일 거라고 생각했다. 출발 전부터 호기심이 있었다. 


르오네뜨Le HONNETE는 프랑스어 어원에서 비롯된 ‘정직함, 고결함’을 모티프로, 자연과 사람 앞에서 정직한 골프 코스와 서비스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한껏 쉬어 가고 유유히 비워낼 수 있는 한결같은 장소, 예술적 원기와 자연의 환희로 가득한 완벽한 곳’이라고 소개돼 있다.


클럽하우스는 모던하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마주하다’라는 골프장 콘셉트에 맞게 자연광을 최대한 살렸다. 조형미에서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강조하며 하나의 작품 같은 느낌을 준다. 클럽하우스 내부도 간결하고 모던하게 마감했다. 우아하고 따뜻한 느낌의 소재로 여백이 있는 격조 높은 공간이다. 레스토랑은 자연 채광 효과를 극대화해 꾸몄다.


18홀 코스는 원경으로 산을 바라보며 숲을 거니는 도전적인 코스, 자연 그대로의 거친 바위 군락과 계곡, 연못을 회유하는 전략적인 코스의 조화와 균형을 강조했다. 라운드 중 자주 보이는 붉은 바위는 르오네뜨의 상징이다. 광활한 자연 속에서 에너지와 강직함을 느끼게 하는 매개다.


코스는 플레이어에게 정교한 전략을 요구하고 또 승부욕을 자극한다. 페어웨이는 단조롭지 않아 공략의 재미를 더한다. 쉽지 않은 그린의 언듈레이션, 적재적소에 자리 잡은 벙커와 해저드가 플레이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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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지형을 잘 살려 코스를 앉혔다. 사진 | 르오네뜨컨트리클럽

바위의 기하학적인 면을 활용해 디자인한 그늘집은 독특하다. 시선을 잡기에 충분히 인상적인 공간이다. 그늘집은 탁 트인 창을 가지고 있다.


르오네뜨는 스위트&빌라SUITE & VILLA를 갖췄다. 호텔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골프 스테이Golf Stay’다. 라운드 전후 시간마저 온전히 품격 있게 머무를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만들겠다는 골프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도심의 조명과 소음에서 벗어난 고즈넉한 분위기는 한 번의 라운드를 ‘여행’처럼 느끼게 해주며, 다양한 골프 여행이나 투어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외관은 코스와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는 절제된 건축으로 낮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밤에는 은은한 조명으로 외부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동선이 드러나도록 설계했다. 내부는 고급 호텔 수준의 마감과 침구, 어메니티를 갖춘 레지던스형 구조로, 타입별로 침실·욕실·리빙 & 다이닝을 분리해 장기 투숙에도 불편함이 없다.


스위트&빌라는 꼭 한 번 체험해볼 만하다. 빌라가 골프장 안에 있어서 체크인부터 티오프·라운드 후의 모든 시간을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주기 때문이다. 각 빌라 내부는 과장된 인테리어 대신 소재와 조명, 가구에 집중해 세련된 미니멀 럭셔리를 보여주며, 침구·욕실·어메니티까지 고급 호텔 수준으로 갖췄다.


빌라에 묵으면서 오랜만에 숙면을 했다. 빌라 창을 통해 보이는 단단한 암반과 자연이 심리적 안정을 주는 듯했다. 주변은 너무 조용했고, 침구와 베개의 질감도 좋았다. 공기 흐름도 안정적이었다.


앞에서 한 이야기를 이어가면, 붉은빛 암반의 진면목을 이번에는 보지 못했다. 날씨가 흐렸기 때문이다. 빛이 좋은 날이라면 암반이 빛을 튕겨내면서 색 대비가 더욱 도드라졌을 것이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라는 골프장의 배려로 받아들였다.


이른 새벽 빌라를 나설 때 김성룡 실장이 아침을 준비해 왔다. 어제 함께 라운드하면서 아침은 우유와 삶은 달걀을 먹는다고 했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었다. 캐리어에 따뜻한 커피와 우유를 넣고 삶은 달걀을 통에 담아 조심스럽게 건넸다.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그저 그런 맛의 커피를 한잔 마실 생각이었는데, 정성 가득 담긴 내용물을 보니 고마웠다. 길을 따라 가는 내내 마음이 훈훈했다. 커피 온도는 아주 적당했고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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