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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국외트럼프는 워싱턴DC 골프장 '새단장' 원하지만 보존주의자는 '반발'

노수성
2026-06-13
역사 깊은 월터 트래비스 코스 '이스트포토맥골프링크스' 복원에 대한 견해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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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포토맥 골프장의 월터 트래비스 오리지널 설계


골든 에이지Golden Age 시대의 건축가 월터 트래비스Walter Travis(1862-1927)가 설계한 골프 코스에 대해 롭 울프 3세Rob Wolf III(58세)가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미국에 약 50개 정도 남아 있는 트래비스 설계 코스에 울프는 깊이 매료되어, 그 작품을 기리고 보존하는 일을 자신의 삶의 일부로 삼고 있다.


'골든 에이지' 시대는 골프 코스 설계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골프 코스 디자인의 철학·미학·전략성이 가장 깊이 있게 발전한 전성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활동한 설계자는 지금도 ‘거장’으로 불린다. 월터 트래비스를 비롯 앨리스터 매켄지Alister MacKenzie(1870-1934), 도널드 로스Donald Ross(1872-1948), 해리 콜트Harry Colt(1869-1951), 세스 레이너Seth Raynor(1874-1926)다. 


울프가 트래비스 스타일에 반한 것은 10대 시절, 뉴저지 딜에 있는 할리우드Hollywood골프클럽에서 트래비스가 설계한 모래 지형 위를 걸으며 캐디로 일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그는 노스저지, 뉴욕 올버니 근처의 트로이, 펜실베이니아 북동부의 스크랜턴 등 다른 트래비스 설계 코스를 접하면서 그 애정은 더욱 깊어졌다. 


최근에는 약 100명 규모의 트래비스 열성 팬이 모인 ‘월터 J. 트래비스 소사이어티Walter J. Travis Society’ 회장이 되면서, 트래비스의 작품을 보호하고 복원하며 기록하는 활동을 공식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게 우리 핵심 목표다” 뉴햄프셔에 살고 있는 울프는 며칠 전 에디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 입장과 건축에 대한 의견은 차치하고...”


최근 들어 정치적 논쟁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워싱턴DC의 이스트포토맥골프링크스East Potomac Golf Links라는 역사 깊고 사랑받아온 월터 트래비스 코스가 위협에 놓였기 때문이다. 100년이 넘은 이 18홀 블루 코스는 원래 DC기반 비영리 단체 내셔널링크스트러스트NLT가 맡아 톰 도크Tom Doak의 복원 설계를 통해 원형을 기리는 방향으로 재탄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의 내무부는 NLT의 운영 부실을 이유로 임대 계약을 해지했다(NLT는 해당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이로써 도크 역시 배제됐고, 대신 보다 현대적 감각을 지닌 설계자 톰 파지오Tom Fazio가 새로 투입됐다. 파지오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으며, 대통령 소유 코스 네 곳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인물이기도 하다.


파지오의 계획은 대규모 지형 변경과 코스 재배치를 포함하며, 초보자도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코스를 길게 늘릴 경우 세계 정상급 선수도 도전할 만한 난도를 갖추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지난달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구상은 이곳을 말 그대로 국립 기념물 수준으로 격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래비스 애호가와 DC의 역사적 기관을 지키려는 보존주의자에게 파지오의 계획은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다. 울프는 “그럴듯한 새 프로젝트라는 명목 아래, 이는 고전 코스를 원형에 가깝게 되돌리려는 전 세계 골프계의 흐름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1917년 월터 트래비스가 이스트포토맥을 설계할 당시, 그는 누구나 탐낼 만한 부지를 넘겨받았다. 포토맥강 위 인공 반도에 자리한 약 220에이커의 땅으로, 워싱턴기념탑과 국회의사당, 그리고 서쪽으로는 버지니아주 알링턴까지 조망할 수 있는 곳이었다. 


첫 9홀은 1920년에, 나머지 9홀은 1923년에 문을 열었다. 영국의 클래식 코스에서 영감을 얻은 트래비스는 세인트앤드루스St. Andrews 올드 코스를 떠올리게 하는 리버서블(양방향) 루팅을 도입했다. 이는 코스의 전통을 기리는 동시에, 몰려드는 수많은 골퍼로부터 잔디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실제로 1921년에는 첫 9홀만 하루 600라운드를 소화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땅 자체는 평평했지만, 트래비스의 전략적 벙커 배치와 예술적인 그린 덕분에 결코 만만치 않았다. 1923년 골프 작가 오먼드 B. 킬러는 이 코스를 “엄격하게 함정이 배치된 코스”라고 묘사하며, 롱아일랜드의 명문 가든시티Garden City 골프클럽에서 볼 수 있는 ‘트래비스 특유의 물결치는 그린’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린은 보기에도 아름답고 상태도 훌륭했지만, 그 기복 때문에 어프로치 샷이 한층 까다로워졌다”고 덧붙였다.


오늘날의 코스는 트래비스가 처음 설계한 모습 그대로는 아니다. 양방향 플레이와 투웨이 그린은 사라졌고, 1930년대에는 일부 해저드도 제거됐다. 같은 시기, 드라이빙레인지 조성을 위해 백나인 루트가 변경되었으며, 트래비스의 원안에는 없던 나무도 코스 곳곳에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홀은 여전히 원래의 코스 동선을 유지하고 있다.


파지오는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트래비스의 원래 설계 방향에서 벗어나려는 이유 중 하나가 남아 있는 자료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이 원형인지 누가 알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울프는 실제로 트래비스의 설계 자료 상당수가 존재하며, 공공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골프닷컴>이 검토한 자료에는 18개 홀의 스케치, 세부 주석이 달린 루팅 지도, 완공된 코스의 흑백 항공사진 등이 포함돼 있다. 울프는 이를 두고 “역대 최고의 플레이북”이라며 “이건 트래비스소사이어티 회장인 나만의 의견이 아니라, 우리 회원 모두가 공유하는 생각이며, 이런 기회가 얼마나 드문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지오는 이 자료를 지난주 <골프닷컴>이 전달하기 전까지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보게 돼서 기쁘다. 좋은 정보다. 골프는 전통과 역사의 스포츠이니, 이런 자료를 참고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파지오는 이스트포토맥의 뿌리가 DC 골프 커뮤니티와 울프 같은 보존주의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는 “트래비스의 철학 전체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있고, 이 부지의 역사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래비스가 처음 설계한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그 전통의 일부를 유지하는 건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조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조화롭게 섞어내야 할 요소가 많다.”


파지오는 단기적으로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로 배수 문제 해결을 꼽는다. 이 부지는 상습적인 침수와 과습으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다. 코스 곳곳에 고이는 물을 해결하려면 상당 부분의 지대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파지오는 “양질의 잔디를 유지하려면 지면이 높고 건조해야 한다. 물이 빠져나가도록 지형을 조성해야 좋은 잔디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지금 그 부분을 분석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흙을 퍼 올리기 위해 호수를 파야 하고, 그 흙을 다른 곳에 옮겨 지형을 돋우고 배수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물을 저류지나 호수 쪽으로 밀어낼 수 있다.” 파지오가 보기에 이는 필수 작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코스의 성격이 일부 달라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또한 그는 트래비스의 리버서블 루팅(양방향 루트)을 되살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비용과 운영 측면에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트래비스의 원안에 포함됐던 대규모 벙커 역시 마찬가지다. 파지오는 “트래비스 특유의 가파른 벙커 스타일은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 역시 유지 관리가 까다로워 공공 골프장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벙커가 많아지면 플레이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스트포토맥을 완전히 복원하려면 벙커뿐 아니라 트래비스 설계 이후 자라난 수많은 나무도 제거해야 한다. 그중에는 봄마다 코스를 화사하게 물들이는 벚나무도 포함된다. 하지만 파지오는 이 나무들을 베어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벚나무를 특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통령은 여러 차례 나무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 나무들을 보호하고 잘 관리하길 원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파지오는 시대 변화에 맞춘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대 골퍼에게 충분한 도전이 되는 코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를 보존하자는 말은 듣기 좋다. 우리도 그걸 좋아한다. 하지만 도널드 로스나 월터 트래비스가 지금 살아 돌아와 자신이 설계한 코스에서 현대 장비로 공을 치는 선수들을 본다면 어떨까? 지금의 골프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최장타자도 긴장하게 만드는 복원 사례가 여럿 있다. 길 핸스Gil Hanse의 발투스롤Baltusrol 상·하 코스, 앤드루 그린Andrew Green의 오크힐Oak Hill 재설계, 제프 오길비Geoff Ogilvy 팀의 메디나 Medinah 3번 코스 등이 대표적이다. 트래비스 코스의 모범적 복원 사례로는 할리우드, 가든시티, 노스저지North Jersey, 버몬트의 에크와녹Ekwanok 등이 꼽힌다. 울프는 이런 프로젝트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시간과 자원을 들일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울프는 “코스를 새로 밀어버리고 컴퓨터로 만든 새로운 설계로 시작하는 것보다, 기존 코스를 복원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설계자(쿠어 & 크렌쇼든, 도크든) 누구에게 물어봐도 같은 말을 할거다. 복원 작업에 들어가면, 과거 자료를 조사하고 원래 무엇이 있었는지 파악해 되살리는 과정이 새로 만드는 것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트포토맥에 대해 울프는 파지오가 따라야 할 명확한 로드맵을 이미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이 부지는 트래비스 보존주의자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국 골프 역사 전체에서도 의미가 크다. 수도 한복판이라는 뛰어난 입지, 독창적인 양방향 루팅, 그리고 누구나 저렴한 가격(50달러 이하)로 플레이할 수 있는 접근성 때문이다. 울프는 파지오의 지적처럼 식생 변화와 관리 부족이 코스의 성격을 바꿔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변화(혹은 퇴화)는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프는 “그 위치에서 이처럼 주목받는 코스를,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대로 복원한다면 놀라운 성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비스소사이어티만 이스트포토맥 보존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역사 보존 단체인 'DC 프리저베이션 리그DC Preservation League'는 행정부가 공원과 골프 코스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하려 한다”며 긴급 중지 명령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제출서에서 행정부가 “인간 환경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역사적 자산에 영향을 미치며, 국립공원관리청NPS의 보존 의무를 위반하고, ‘국민의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공원’이라는 이스트포토맥의 목적을 훼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신청의 다음 심리는 7월 2일로 예정돼 있다. DC프리저베이션리그의 레베카 밀러 전무는 지금까지 NPS가 필요한 보존 · 계획위원회에 제출해야 할 문서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지오가 어떤 설계를 내놓았는지 시민들이 검토하려면 그 자료가 필요하지만, 아직 우리는 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라고 밀러는 말했다.


밀러는 판사가 NPS가 적절한 절차를 거쳐 승인받기 전까지 어떠한 공사도 진행하지 못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리길 기대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실제로 시작된다면, 그녀 역시 울프와 마찬가지로 트래비스 설계의 충실한 복원을 원한다. “보존법 106조에 따르면, 이 골프 코스는 역사 지구의 성격을 규정하는 요소다. 따라서 복원되어야 한다. 변경이 필요하다면, 그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해야한다.” 그녀는 “전면 재설계는 보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울프는 행정부의 계획에 맞서 제기된 소송에 트래비스소사이어티가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원고로 참여하는 것은 거절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우리의 사명 기준에 부합한다면 법정 의견서Amicus brief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그게 전부다.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생각은 없다.”


법적 절차가 어떻게 흘러가든, 울프는 이번 중단 기간이 파지오와 그의 팀이 계획을 재고할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이전 기사들과 논의를 통해 확인했듯, 코스를 완전히 대체하려는 방향은 이곳의 가치를 알고, 고전적 설계에 대한 저렴한 공공 접근성을 원하는 골퍼의 의견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파지오는 가능한 한 빨리 작업을 시작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그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골프의 많은 것이 그렇듯,” 그는 말했다,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자료 | 골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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