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ㅣ GEAR


클럽자동차 회사가 골프 브랜드를? 맥라렌의 미친 도전

노수성
2026-05-03
맥라렌 자동차처럼, 이 제품은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고성능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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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골프를 현실로 만든 핵심은 업계 베테랑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자료 |맥라렌골프 

골프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수십 년 동안 시장을 장악해온 거대한 기존 브랜드와 맞서 경쟁해야 할 뿐 아니라, ‘영혼을 만드는’ 듯한 막연하고도 어려운 과제까지 떠안게 된다. 단순히 클럽을 만드는 문제를 넘어, 브랜드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무엇을 추구하는가?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4월말, 맥라렌 레이싱은 에엣에이엠골프8AM Golf과 협업해 공식적으로 맥라렌골프McLaren Golf를 론칭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캐딜락챔피언십)와 포뮬러 1(마이애미 그랑프리)이 남플로리다에서 동시에 열리는  시점이었다. 


맥라렌 레이싱 정신은 '영원히 앞으로Forever Forward'다. 상상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 문구다. 혁신, 탁월함, 그리고 2등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단호함이다. 그리고 맥라렌은 그 모토가 허풍이 아니라는 걸 ‘트랙에서’ 증명해왔다. 2025년, 스타 드라이버인 랜도 노리스의 활약으로 맥라렌 레이싱은 시즌 마지막에 F1 포디움 정상에 올랐다. 레드불을 무너뜨리는 데 있어 엄청난 전진이었을 뿐 아니라, 맥라렌을 50억달러(7조원) 규모의 스포츠 마케팅 거인으로 자리매김 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럭셔리 브랜드가 골프 클럽 개발에 뛰어드는 장면은 이미 여러 번 봐왔다(대부분의 결말은 실패). 포르쉐 디자인은 '902' 시리즈로 도전했지만, 아름답게 만들어진 클럽은 진지한 골퍼의 캐디백에 자리 잡는 데 실패했다. 2012년에는 페라리가 코브라와 손잡고 2000달러짜리(295만원) 드라이버를 출시했는데, 박물관에 전시해도 될 만큼 멋졌지만 시장이 원하는 실용적인 성능은 부족했다. 휠라도 90년대 중후반(르네상스 골프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골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명성이 소비자 선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만 증명했을 뿐이다.


골프 장비 생태계는 혁신 위에 세워져 있다. 새로운 기술, 에이아이AI, 그리고 공기역학까지. 그렇다면 어떻게 골프 회사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맥라렌이 지닌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정답은 사람이다. 


솔직히 말해, 2025년 초 맥라렌 관련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모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누가 이 프로젝트 선장을 맡았는지 듣게된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바로 닐 하위Neil Howie였다.


캘러웨이 유럽 사장을 지낸 닐 하위는, 이런 프로젝트 선장으로 더없이 적합한 인물이다. 하위는 '007' 영화에서 국장(MI6)을 맡아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노련하고 말솜씨 좋은 경영자다. 그는 캘러웨이를 큰 성공과 험난한 시기 모두 이끌어온 인물이다. 이런 프로젝트에는 업계의 부침을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각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몇 달간의 고된 준비 끝에, 지금 하위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자리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런 프로젝트는 항상 네 가지 핵심 요소에서 시작된다.” 그가 내게 말했다.


“첫째, 훌륭한 팀을 꾸려야 한다. 그게 없으면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 우리에겐 여러 대형 제조업체에서 온 매우 똑똑한 인재가 다양한 부서에서 관심을 보여준 덕분에 운이 좋았다. 작은 팀, 민첩한 비즈니스 모델, 스타트업 특유의 에너지와 추진력. 여기에 ‘맥라렌’이라는 브랜드가 더해지니, 우리가 갈 수 있는 방향에 사실상 제한이 없었다. 어느 회의에서 누군가가 ‘샤프트는 꼭 둥글어야 하나?’라고 묻던 게 기억난다. 어떤 사람에게는 말도 안 되는 질문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내게는 그게 바로 혁신을 위해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는 회사의 자세라고 느껴졌다. 둘째, 제품은 시장에서 의미가 있어야 하고, 독창적이어야 하며, 이번 경우에는 맥라렌 브랜드와 조화를 이뤄야 했다. 그냥 클럽 하나 만들고 끝낼 수는 없었다. 맥라렌이 네 바퀴를 벗어난 첫 번째 도전이었고, 기대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책임이 늘 가장 큰 화두였다. 시장에 내놓는 첫 제품이 비록 규모는 잣지만, 제대로 된 시작이라고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


“저스틴 로즈의 검증은 큰 힘이 됐다. 그는 돈을 받고 활동하는 홍보대사가 아니다. 이 사업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이안 폴터와 미셸 위 같은 선수까지 있다. 이 세 명은 골프 클럽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데다, 의견도 솔직하다. 우리 알앤드디R&D 팀은 그들의 의견을 듣고, 반응하고, 서로를 밀어붙이며 완성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건 맥라렌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이건 아무 의미 없는 라이선스 계약이 아니라, 진짜 파트너십이고 실제 비즈니스다. 그리고 장담하건대, 이건 그들에게 ‘취미’가 아니다. 그들은 매우 진지하게 접근하고, 우리가 기존의 틀을 넘어 생각하도록 계속 밀어붙인다. 이런 철학이 있었기에, 나도 편안한 은퇴 생활에서 다시 뛰쳐나올 수 있었다. 지금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압박 속에서 흥분과 자신감을 동시에 느껴본 적이 없다. 이건 아직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보여줄 게 훨씬 많다. 정말 재미있는 시기가 될 것이다.”


회의적인 사람들은 혼마와 로즈를 동시에 소환할 것이다. 저스틴 로즈가 혼마 클럽을 잠깐 사용했다가 금방 버린 일을 끄집어내며 의심한다. 로즈의 과거를 생각하면 그런 반응이 이해는 되지만, 이번은 그때와는 다르다.


희소성과 프리미엄 전략 : 대량 판매 전략이 아니다. 맥라렌은 수십만 세트를 팔 계획이 없다. 맥라렌 자동차처럼, 이 제품은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고성능 아이템이다. 그들은 ‘빅 5’ 제조사와 경쟁하러 나온 게 아니다. 진짜 골프 마니아를 위한 아주 특정한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실패에서 얻은 경험 : 맥라렌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미 초보자 실수는 다 겪어본 베테랑이다. 캘러웨이, 코브라, 테일러메이드 출신이다. 성공도 실패도 모두 경험한 사람들이다.


이런 브랜드를 시작하는 건 훌륭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그 다음은 사람이다. 그리고 나면 가능한 한 빠르게 실행하고 달려야 한다.


수석 디자이너 제이피JP 해링턴에게 이 프로젝트가 새로운 형태의 압박을 주는지 물었다.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너무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JP 말했다. “뼛속까지 느껴지면 그냥 한다. 나는 말도 안 되는 물건을 억지로 팔려고 여기 있는 게 아니다. 나는 그냥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자료 | 골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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