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사 바위섬에서 컬링을 위한 스톤 원재료를 채취한다.

트럼프 턴베리 아일사 코스의 상징인 죄촉의 등대와 바다 위에 솟은 우측의 바위산. 사진 | 골프매거진
스코틀랜드 남서부 해안에 자리한 트럼프턴베리Trump Turnberry의 원래 골프 코스는 적지 않은 세월을 품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125년이다.
하지만 이 코스의 유명한 ‘이웃’과 비교하면 그 나이조차도 새삼스러울 정도다. 턴베리 해안에서 약 10마일 떨어진 클라이드만에 우뚝 서 있는, 사람이 살지 않는 화산으로 만들어진 바위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바닷가에서 11층 높이 이상 솟아오른, 이 거센 바람에 깎인 이 바위섬은 턴베리 아일사Aisla 코스 거의 모든 홀에서 보일 만큼 존재감이 크다. 이 바위섬의 기원은 무려 6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에는 대륙이 황량했고 생명체라곤 박테리아와 진핵생물뿐이던 시절이었다.
턴베리에서 라운드 해봤다면, 혹은 해안을 따라 25마일 떨어진 로열트룬Royal Troon이나 프레스트윅Prestwick을 경험한 골퍼라면, 이 섬이 만들어내는 장엄한 배경에 익숙할 것이다.
1977년 이후 아일사 코스에서 열린 네 차례의 디오픈을 티브이TV로 지켜본 골프 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장 최근 대회는 2009년으로, 당시 59세의 톰 왓슨이 우승 프로피인 클라렛저그Claret Jug를 거의 들어 올릴 뻔했다.
아일사 바위섬은 이 모든 중계에서 빠짐없이 화면을 장식했다. 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토리파인스Torrey Pines를 찾을 때 하늘을 나는 행글라이더나, 페블비치Pebble Beach에서 항구의 바다표범이 등장하는 것과 같은 역할이다. 이 바위섬은 턴베리 경험의 상징과도 같다. 이 바위섬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공교롭게도 4년마다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리키 잉글리시는 골프를 그다지 잘 하는 편은 아니다. 그는 “예전에 해본 적은 있는데, 꽤 어렵다. 어떤 홀에서는 세베 바예스테로스처럼 잘 치다가도, 다음 홀에서는 볼이 숲으로 들어가서 잃어버리게 되는 그런 게임이다.”
게다가 잉글리시는 대부분의 시간을 전혀 다른 종목을 생각하며 보낸다. 바로 컬링이다. 올림픽을 즐겨보는 시청자라면(최근 밀라노에서 펼쳐진 경기를 지켜봤다면 더더욱) 이 종목에 익숙할 것이다. 컬링은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메달을 수여해 왔다.

가까이에서 본 아일사 바위섬. 사진 | 게티이미지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컬링은 ‘투구자Thrower’가 약 40파운드(약 18kg)에 달하는 스톤을 길이 약 150피트(45.72m) 얼음 위로 밀어 보내, 얼음 반대편에 있는 표적(‘하우스’) 중심에 최대한 가깝게 멈추게 하는 경기다. 이 과정에서 투구자의 두 팀 동료는 스톤 양옆에서 브룸Broom을 사용해 얼음의 마찰을 줄이며 움직임을 돕는다.
잉글리시가 이 스톤에 대해 잘 아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06년부터 올림픽 컬링 스톤을 독점 생산해 온 '케이즈 스코틀랜드Kays Scotland' 운영 책임자로 스톤 제작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턴베리에서 북쪽으로 차로 약 45분 거리에 있는 작지만 강한 이 공장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실상 컬링이라는 스포츠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여기 일하는 사람은 50명 남짓이지만, 정말 바쁘다.”
이 회사가 컬링을 위한 스톤 원재료를 어디에서 채취하는지 알게 되면 놀랄 일도 아니다. 바로 그 장소가 다름 아닌 아일사 바위섬이다.
섬에서 채취되는 블루 혼Blue Hone 화강암은 스톤이 얼음과 직접 맞닿는 지점에 사용되며, 열 전달과 파편 발생에 강한 커먼 그린Common Green 화강암은 스톤 몸체를 이룬다. 지구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화강암을 활용해, 케이즈가 지난 약 175년 동안 완성도를 끌어올려 온 조합이다.
주 4일 운영되는 이 공장은 하루 약 12개, 주당 약 48개의 컬링 스톤을 생산한다. 개당 가격은 약 1000달러(144만원)다. 다소 비싸 보이지만 스톤이 약 30년 동안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는 모든 스톤에 대해 자체적인 품질 기준을 유지한다” 잉글리는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에 쓰일 스톤이든, 앨라배마의 한 컬링 클럽을 위한 스톤이든 품질 관리 기준은 완전히 동일하다. 제작 방식도 똑같고. 전혀 차이가 없다.”
케이즈는 미국에서 중국, 일본, 한국, 몽골,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로 컬링 스톤을 배송한다. 심지어 남극까지도 보낸다.
“남극에서는 일종의 고급 체험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잉글리는 말했다. “기온이 영하 36도 정도라 온도와 환경 때문에 스톤 상태가 어떨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무 문제도 없었다.”

케이즈 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약 12개의 컬링 스톤을 만들어낸다. 사진 | 게티이미지
아일사 바위섬의 화강암은 컬링 스톤에 최적화된 재료일 뿐만 아니라, 턴베리 골프숍에서는 볼 마커를 비롯한 각종 화강암 기념품을 만드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케이즈는 또 세인트앤드루스St. Andrews 한 클럽 제작자에게 의뢰해, 커먼 그린 화강암을 헤드 하단에 삽입한 히코리 골프 클럽 4자루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 클럽은 출시되자마자 빠르게 팔려나갔다.
“그러니까, 골프와의 작은 연결고리가 있는 셈이다.”
잉글리시는 컬링과 골프가 요구하는 기술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고도 말한다. 실제로 얼음 위에서 스톤을 미끄러뜨리는 것과 빠른 그린 위에서 볼을 굴리는 모습 사이의 유사성을 떠올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우리가 아는 컬러 중에는 정말 골프를 잘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컬링에서 익힌 터치와 감각 같은 기술을 골프에 그대로 가져간 것이다.”
다만 잉글리시 본인은 자신의 스윙이나 퍼팅을 연습할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다. 답해야 할 이메일과 처리해야 할 주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의 스톤이 4년마다 한 번씩 국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 바쁜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관심을 활용하기 위해 케이즈의 온라인 숍에서는 아일사 바위산 화강암으로 만든 올림픽 테마 기념품(코스터, 음료용 아이스 큐브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문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들어왔으며, 잉글리시는 그 이유 중 하나로 밀라노 <엔비시NBC> 중계진에 합류한 한 힙합 전설을 꼽는다.
“스눕 독Snoop Dogg이 컬링 경기에 있었다. 그게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리고 6억 년의 역사 역시, 분명 한몫하고 있다. 자료 | 골프닷컴
트럼프 턴베리 아일사 코스의 상징인 죄촉의 등대와 바다 위에 솟은 우측의 바위산. 사진 | 골프매거진
스코틀랜드 남서부 해안에 자리한 트럼프턴베리Trump Turnberry의 원래 골프 코스는 적지 않은 세월을 품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125년이다.
하지만 이 코스의 유명한 ‘이웃’과 비교하면 그 나이조차도 새삼스러울 정도다. 턴베리 해안에서 약 10마일 떨어진 클라이드만에 우뚝 서 있는, 사람이 살지 않는 화산으로 만들어진 바위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바닷가에서 11층 높이 이상 솟아오른, 이 거센 바람에 깎인 이 바위섬은 턴베리 아일사Aisla 코스 거의 모든 홀에서 보일 만큼 존재감이 크다. 이 바위섬의 기원은 무려 6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에는 대륙이 황량했고 생명체라곤 박테리아와 진핵생물뿐이던 시절이었다.
턴베리에서 라운드 해봤다면, 혹은 해안을 따라 25마일 떨어진 로열트룬Royal Troon이나 프레스트윅Prestwick을 경험한 골퍼라면, 이 섬이 만들어내는 장엄한 배경에 익숙할 것이다.
1977년 이후 아일사 코스에서 열린 네 차례의 디오픈을 티브이TV로 지켜본 골프 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장 최근 대회는 2009년으로, 당시 59세의 톰 왓슨이 우승 프로피인 클라렛저그Claret Jug를 거의 들어 올릴 뻔했다.
아일사 바위섬은 이 모든 중계에서 빠짐없이 화면을 장식했다. 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토리파인스Torrey Pines를 찾을 때 하늘을 나는 행글라이더나, 페블비치Pebble Beach에서 항구의 바다표범이 등장하는 것과 같은 역할이다. 이 바위섬은 턴베리 경험의 상징과도 같다. 이 바위섬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공교롭게도 4년마다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리키 잉글리시는 골프를 그다지 잘 하는 편은 아니다. 그는 “예전에 해본 적은 있는데, 꽤 어렵다. 어떤 홀에서는 세베 바예스테로스처럼 잘 치다가도, 다음 홀에서는 볼이 숲으로 들어가서 잃어버리게 되는 그런 게임이다.”
게다가 잉글리시는 대부분의 시간을 전혀 다른 종목을 생각하며 보낸다. 바로 컬링이다. 올림픽을 즐겨보는 시청자라면(최근 밀라노에서 펼쳐진 경기를 지켜봤다면 더더욱) 이 종목에 익숙할 것이다. 컬링은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메달을 수여해 왔다.
가까이에서 본 아일사 바위섬. 사진 | 게티이미지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컬링은 ‘투구자Thrower’가 약 40파운드(약 18kg)에 달하는 스톤을 길이 약 150피트(45.72m) 얼음 위로 밀어 보내, 얼음 반대편에 있는 표적(‘하우스’) 중심에 최대한 가깝게 멈추게 하는 경기다. 이 과정에서 투구자의 두 팀 동료는 스톤 양옆에서 브룸Broom을 사용해 얼음의 마찰을 줄이며 움직임을 돕는다.
잉글리시가 이 스톤에 대해 잘 아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06년부터 올림픽 컬링 스톤을 독점 생산해 온 '케이즈 스코틀랜드Kays Scotland' 운영 책임자로 스톤 제작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턴베리에서 북쪽으로 차로 약 45분 거리에 있는 작지만 강한 이 공장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실상 컬링이라는 스포츠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여기 일하는 사람은 50명 남짓이지만, 정말 바쁘다.”
이 회사가 컬링을 위한 스톤 원재료를 어디에서 채취하는지 알게 되면 놀랄 일도 아니다. 바로 그 장소가 다름 아닌 아일사 바위섬이다.
섬에서 채취되는 블루 혼Blue Hone 화강암은 스톤이 얼음과 직접 맞닿는 지점에 사용되며, 열 전달과 파편 발생에 강한 커먼 그린Common Green 화강암은 스톤 몸체를 이룬다. 지구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화강암을 활용해, 케이즈가 지난 약 175년 동안 완성도를 끌어올려 온 조합이다.
주 4일 운영되는 이 공장은 하루 약 12개, 주당 약 48개의 컬링 스톤을 생산한다. 개당 가격은 약 1000달러(144만원)다. 다소 비싸 보이지만 스톤이 약 30년 동안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는 모든 스톤에 대해 자체적인 품질 기준을 유지한다” 잉글리는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에 쓰일 스톤이든, 앨라배마의 한 컬링 클럽을 위한 스톤이든 품질 관리 기준은 완전히 동일하다. 제작 방식도 똑같고. 전혀 차이가 없다.”
케이즈는 미국에서 중국, 일본, 한국, 몽골,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로 컬링 스톤을 배송한다. 심지어 남극까지도 보낸다.
“남극에서는 일종의 고급 체험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잉글리는 말했다. “기온이 영하 36도 정도라 온도와 환경 때문에 스톤 상태가 어떨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무 문제도 없었다.”
케이즈 공장에서는 하루 평균 약 12개의 컬링 스톤을 만들어낸다. 사진 | 게티이미지
아일사 바위섬의 화강암은 컬링 스톤에 최적화된 재료일 뿐만 아니라, 턴베리 골프숍에서는 볼 마커를 비롯한 각종 화강암 기념품을 만드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케이즈는 또 세인트앤드루스St. Andrews 한 클럽 제작자에게 의뢰해, 커먼 그린 화강암을 헤드 하단에 삽입한 히코리 골프 클럽 4자루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 클럽은 출시되자마자 빠르게 팔려나갔다.
“그러니까, 골프와의 작은 연결고리가 있는 셈이다.”
잉글리시는 컬링과 골프가 요구하는 기술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고도 말한다. 실제로 얼음 위에서 스톤을 미끄러뜨리는 것과 빠른 그린 위에서 볼을 굴리는 모습 사이의 유사성을 떠올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우리가 아는 컬러 중에는 정말 골프를 잘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컬링에서 익힌 터치와 감각 같은 기술을 골프에 그대로 가져간 것이다.”
다만 잉글리시 본인은 자신의 스윙이나 퍼팅을 연습할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다. 답해야 할 이메일과 처리해야 할 주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의 스톤이 4년마다 한 번씩 국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 바쁜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관심을 활용하기 위해 케이즈의 온라인 숍에서는 아일사 바위산 화강암으로 만든 올림픽 테마 기념품(코스터, 음료용 아이스 큐브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문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들어왔으며, 잉글리시는 그 이유 중 하나로 밀라노 <엔비시NBC> 중계진에 합류한 한 힙합 전설을 꼽는다.
“스눕 독Snoop Dogg이 컬링 경기에 있었다. 그게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리고 6억 년의 역사 역시, 분명 한몫하고 있다. 자료 | 골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