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러디스 드와이어와 브렛 그레이

메러디스와 그의 파트너 브렛은 2026년 US 어댑티브오픈이 열린 메릴랜드주 록빌에서 서로를 끌어안았다. 사진 | USGA
메러디스 드와이어를 따라다닌 오래된 '짐'은 오랫동안 그녀 곁을 맴돌았다. 공항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끝까지 남아 도는 마지막 가방처럼, 그녀의 주변을 끊임없이 선회했다.
그 짐은 데이트 앱에서 처음 매칭됐을 때도 드러나지 않았다. 몇 달간 이어진 가벼운 메시지 교환 동안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오랜 시간 끝에 마침내 술자리를 갖기로 한 약속이 잡혔을 때조차, 메러디스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녀는 언젠가 반드시 이 문제를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아마 첫 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일이 쉽지 않더라도, 감정과 기대, 약속과 꿈이 생기기 전에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공정하다는 점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감정이 그녀를 주저하게 했다. 메러디스는 그 남자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는 친절했고, 부드러웠으며, 진심 어린 관심과 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메러디스는 잠시라도 자신의 짐에서 자유로운 채로 그의 관심을 온전히 누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많은 또래가 누리고 있는, 인생이 잠시 유예된 듯한 그 달콤한 현실을 그녀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세상이 더 이상 그런 기쁨을 허락하지 않기 전의 짧은 순간처럼.
메러디스는 오랜 시간 동안 이성에 대해 감정이 없었다. 일종의 냉정한 허위 감지기, 곧 그녀가 걱정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여섯 번째 감각과도 같았다. 가장 취약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상대의 친절함이 사라지고 뉴욕 지하철에서 그녀를 몰래 촬영하며 존재 자체를 조롱하던 이들과 같은 잔혹한 사람으로 돌변할 수도 있었다.
더 나쁜 가능성도 있었다. 그 남자가 정말로 친절하고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일지라도, 그녀의 과거가 그를 겁먹게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가 모든 것을 숨긴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앱 프로필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메러디스는 몇 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수술 전과 후의 사진을 섞어 올려 일부러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했다. 프로필 문답에는 약간의 자기비하적 농담을 넣어, 메시지를 보내오는 구혼자가 굳이 긴 설명 없이도 상황을 짐작하길 바랐다. 더구나 첫 데이트를 앞둔 한 남자, 브렛 그레이가 알아주길 바랐다.
첫 데이트에서 브렛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메러디스의 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제를 아우르는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고, 두 사람은 곧바로 다음 만남을 약속했다.
“두 번째 데이트는 톱골프였다.” 브렛은 당시를 떠올리며 말했다.
운동신경 좋고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메러디스가 골프를 조금 해봤다는 사실도, 앞으로 더 많이 할 계획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메러디스가 나타나더니 300야드짜리 드라이버 샷을 그냥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건, 그게 수술 이후 첫 골프였다는 점이다.” 브렛은 말했다. “그게 그녀에게 얼마나 긴장되는 순간이었을지 상상도 못 하겠다.”
어느 순간, 메러디스는 결국 브렛을 코너로 몰았다. 이른바 자신의 '짐'을 꺼낼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메러디스가 갑자기 ‘애는 원해요? 앞으로 뭐가 하고 싶어요?’라고 묻더라.” 브렛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 난, 좋다, 같은 페이지네, 잘 맞네,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한 가지가 여전히 빠져 있었다. 그녀의 짐, 그 핵심은 여전히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세 번째 데이트에서 메러디스는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느꼈다. 브렛이 가벼운 대화로 시작하려 하자, 그녀는 이를 끊어냈다. 더 이상 ‘유예된 현실’ 속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진짜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내 다리 얘기 안 할 거예요?” 메러디스는 안도와 피로가 뒤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왼쪽 다리 쪽을 가리켰다. 정확히 말하면, 왼쪽 다리가 있었을 자리였다. 몇 달 전, 메러디스는 평생을 괴롭혀온 선천성 만곡족Clubfoot으로 인해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8년 동안 8차례의 수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 순간 브렛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예상한 반응은 아니었다.
“누가 나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겠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메러디스는 말했다. “다리 절반이 없는 내 모습을 나조차 좋아하지 못했으니까.”
돌아온 것은 미소였다. 진짜, 꾸밈없는 미소였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은 한마디가 뒤따랐다. “알았다.” 브렛은 말했다. “당신이 준비됐을 때 말해주길 바랐다.”
그날의 대화 이후 지난 시간은 메러디스에게 ‘짐’에 대한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녀는 취약함을 먼저 드러내는 법을 배웠다. 자신의 다리, 경험, 어려움, 희망, 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법을 익혔다. 약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사랑하려 노력하는 법도 배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깨달음은, 무거운 짐을 가장 잘 감당하는 방법은 그 짐을 함께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번 경우에는 그 비유가 특히 정확했다.

이번주 어탭티브오픈에서의 메러디스. 사진 | USGA
톱골프 데이트 이후 메러디스는 뛰어난 골퍼로 성장했다. 두 차례 연속으로 유에스US 어댑티브오픈Adaptive Opens 예선을 수월하게 통과했고(이번 주 우드몬트컨트리클럽 대회 포함), 빠르게 성장 중인 어댑티브 골프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브렛은 메러디스의 ‘짐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었다. 말 그대로다. 그는 그녀의 캐디다.
“난 골퍼가 아니다.” 브렛 그레이는 웃으며 말했다. “난 감정적 지원을 해주는 캐디에 가깝다. 내 역할은 그녀가 침착함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난 그녀가 샷마다 너무 신경 쓰지 않도록 돕는 사람이다. 한 번의 샷보다 더 큰 목표가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샷 하나하나에 덜 집착할수록 실력이 더 좋아진다.”
경험이 많지 않은 캐디가 내놓은 조언치고는 상당히 통찰력 있는 말이다. 메러디스 드와이어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녀의 스윙은 힘보다는 물리적 원리와 모멘텀을 활용하는 방식에 의존한다. 또한 그녀가 사용하는 의족은 안정감과 편안함이 예고 없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어댑티브 대회가 열린 월요일과 화요일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서는 그 변화가 더 심해진다.
브렛의 역할은 메러디스가 계획대로 움직이고, 제시간에 플레이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메러디스는 사소한 문제와 큰 문제를 똑같은 강도로 상대하는 성향이 있어, 캐디에게는 섬세한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우리 둘 다 경쟁심이 강해서 가끔 부딪힌다.” 브렛 그레이는 말했다. “근데 그게 세 번째 홀을 넘긴 적은 없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설거지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 때도 있지만, 결국은 각자 방식대로 한다. 그게 잘 맞는 거다.”
골프에서도, 삶에서도, 종종 반대 성향이 서로를 끌어당긴다. 삶은 메러디스 드와이어에게 한쪽 다리를 앗아갔지만, 대신 놀라운 의지와 용기를 주었다. 삶은 브렛에게는 그 불꽃이 지나치게 뜨거워질 때 식혀줄 여유를, 메러디스가 지칠 때 다시 불을 지펴줄 따뜻함을 주었다. 극심한 기복 대신, 메러디스는 뜻밖의 감정을 발견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이었다.
“그는 자기가 ‘감당해야 할 것’을 이해했다.” 메러디스는 손가락으로 따옴표를 그리며 말했다. “내가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날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고, 나는 그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
브렛의 도움 덕분에, 메러디스는 자신의 ‘짐’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일이 흔해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브렛 앞에서, 혹은 누구 앞에서도 감히 떠올리지 못했을 방식이었다.
“어댑티브 골프 커뮤니티에서는 무릎 아래 절단이 그냥 종이에 베인 상처아 다름없다.” 그 말이 얼마나 믿기 어려운 표현인지 깨달은 그녀는 웃었다. “진짜다!”
이것은 챔피언의 마음가짐이다. 적어도 메러디스는 그렇게 믿고 있다. 절단 수술 후 병원에 누워 있던 시절, 그녀는 패럴림픽을 꿈꾸기 시작했다. 절단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증명이 아니라, 절단 덕분에 성공할 수 있다는 증명. 골프 외에도 그녀는 원반던지기와 포환던지기 훈련을 시작했다. 뉴저지 티넥의 엘리트 트레이닝 팀과 샌디에이고의 팀까지 연결해가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브렛 역시 그 트레이너 중 한 명이다. 고등학교 시절 포환과 원반을 던졌던 경험을 살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감정적 지지 역할을 맡는다.
“내가 가장 끌렸던 건 그녀의 자신감이었다.” 브렛은 말했다. “자기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난 현실주의자라서 늘 ‘천천히 가자, 현실적으로 보자’라고 말한다.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서.”
좋은 관계가 늘 그렇듯, 감정적 변화는 양쪽 모두에게 일어났다.
“그녀는 항상 내 기대를 뛰어넘고, 말한 건 결국 다 해낸다.” 브렛은 이어 말했다. “그래서 의심을 멈췄다. 그녀는 결국 원하는 걸 다 이루게 될 거라는 걸 알게 됐다. 트랙 시즌이 끝나면 또 다른 게 온다. 뭔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무언가가 올 거다.”
믿음. 캐디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그 믿음은 선수의 정신으로 곧장 흘러 들어간다.
메러디스는 언제나 뛰어난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브렛이 곁에 있을 때 그녀는 결코 믿음을 잃지 않는다. 로맨틱한 사람이 아니어도 그 안에서 사랑을 볼 수 있다.
“그는 그냥 나를 받아들였다.” 메러디스는 말했다. “내 모든 부분을 사랑해줬다.”
요즘 메러디스는 자신의 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줄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녀는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꿈에 그리던 사람을 찾았다. 그리고 그것이 이 사랑 이야기의 가장 놀라운 반전이다. 메러디스가 찾은 ‘이상적인 사람’. 그건 당신이 예상한 그 사람이 아니다.
브렛은 메러디스에게 사랑이 앱 프로필, 첫 데이트, 심지어 남자친구가 생기는 순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사랑은 완벽한 모습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상처, 과거, 불안, 약점같은 '짐'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 짐을 함께 들어줄 사람을 만날 때 '비로소' 사랑이 자란다.
“우린 모두 짐을 갖고 있다. 중요한 건 그 짐을 어떻게 들고 가느냐다.” 메러디스는 말했다. “질질 끌고 가고 있나, 아니면 등에 메고 그 빌어먹을 산을 오르고 있나?”
메러디스는 진정한 사랑에는 구원자가 따라온다는 사실을 배웠다. 다만 그 구원자가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닫기까지 몇 번의 데이트가 필요했을 뿐이다. 자료 | 골프닷컴
메러디스와 그의 파트너 브렛은 2026년 US 어댑티브오픈이 열린 메릴랜드주 록빌에서 서로를 끌어안았다. 사진 | USGA
메러디스 드와이어를 따라다닌 오래된 '짐'은 오랫동안 그녀 곁을 맴돌았다. 공항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끝까지 남아 도는 마지막 가방처럼, 그녀의 주변을 끊임없이 선회했다.
그 짐은 데이트 앱에서 처음 매칭됐을 때도 드러나지 않았다. 몇 달간 이어진 가벼운 메시지 교환 동안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오랜 시간 끝에 마침내 술자리를 갖기로 한 약속이 잡혔을 때조차, 메러디스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녀는 언젠가 반드시 이 문제를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아마 첫 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일이 쉽지 않더라도, 감정과 기대, 약속과 꿈이 생기기 전에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공정하다는 점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감정이 그녀를 주저하게 했다. 메러디스는 그 남자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는 친절했고, 부드러웠으며, 진심 어린 관심과 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메러디스는 잠시라도 자신의 짐에서 자유로운 채로 그의 관심을 온전히 누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많은 또래가 누리고 있는, 인생이 잠시 유예된 듯한 그 달콤한 현실을 그녀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세상이 더 이상 그런 기쁨을 허락하지 않기 전의 짧은 순간처럼.
메러디스는 오랜 시간 동안 이성에 대해 감정이 없었다. 일종의 냉정한 허위 감지기, 곧 그녀가 걱정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여섯 번째 감각과도 같았다. 가장 취약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상대의 친절함이 사라지고 뉴욕 지하철에서 그녀를 몰래 촬영하며 존재 자체를 조롱하던 이들과 같은 잔혹한 사람으로 돌변할 수도 있었다.
더 나쁜 가능성도 있었다. 그 남자가 정말로 친절하고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일지라도, 그녀의 과거가 그를 겁먹게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가 모든 것을 숨긴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은 앱 프로필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메러디스는 몇 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수술 전과 후의 사진을 섞어 올려 일부러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했다. 프로필 문답에는 약간의 자기비하적 농담을 넣어, 메시지를 보내오는 구혼자가 굳이 긴 설명 없이도 상황을 짐작하길 바랐다. 더구나 첫 데이트를 앞둔 한 남자, 브렛 그레이가 알아주길 바랐다.
첫 데이트에서 브렛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메러디스의 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제를 아우르는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고, 두 사람은 곧바로 다음 만남을 약속했다.
“두 번째 데이트는 톱골프였다.” 브렛은 당시를 떠올리며 말했다.
운동신경 좋고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메러디스가 골프를 조금 해봤다는 사실도, 앞으로 더 많이 할 계획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메러디스가 나타나더니 300야드짜리 드라이버 샷을 그냥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건, 그게 수술 이후 첫 골프였다는 점이다.” 브렛은 말했다. “그게 그녀에게 얼마나 긴장되는 순간이었을지 상상도 못 하겠다.”
어느 순간, 메러디스는 결국 브렛을 코너로 몰았다. 이른바 자신의 '짐'을 꺼낼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메러디스가 갑자기 ‘애는 원해요? 앞으로 뭐가 하고 싶어요?’라고 묻더라.” 브렛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 난, 좋다, 같은 페이지네, 잘 맞네,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한 가지가 여전히 빠져 있었다. 그녀의 짐, 그 핵심은 여전히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세 번째 데이트에서 메러디스는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느꼈다. 브렛이 가벼운 대화로 시작하려 하자, 그녀는 이를 끊어냈다. 더 이상 ‘유예된 현실’ 속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진짜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내 다리 얘기 안 할 거예요?” 메러디스는 안도와 피로가 뒤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왼쪽 다리 쪽을 가리켰다. 정확히 말하면, 왼쪽 다리가 있었을 자리였다. 몇 달 전, 메러디스는 평생을 괴롭혀온 선천성 만곡족Clubfoot으로 인해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8년 동안 8차례의 수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 순간 브렛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예상한 반응은 아니었다.
“누가 나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겠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메러디스는 말했다. “다리 절반이 없는 내 모습을 나조차 좋아하지 못했으니까.”
돌아온 것은 미소였다. 진짜, 꾸밈없는 미소였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은 한마디가 뒤따랐다. “알았다.” 브렛은 말했다. “당신이 준비됐을 때 말해주길 바랐다.”
그날의 대화 이후 지난 시간은 메러디스에게 ‘짐’에 대한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녀는 취약함을 먼저 드러내는 법을 배웠다. 자신의 다리, 경험, 어려움, 희망, 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법을 익혔다. 약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사랑하려 노력하는 법도 배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깨달음은, 무거운 짐을 가장 잘 감당하는 방법은 그 짐을 함께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번 경우에는 그 비유가 특히 정확했다.
이번주 어탭티브오픈에서의 메러디스. 사진 | USGA
톱골프 데이트 이후 메러디스는 뛰어난 골퍼로 성장했다. 두 차례 연속으로 유에스US 어댑티브오픈Adaptive Opens 예선을 수월하게 통과했고(이번 주 우드몬트컨트리클럽 대회 포함), 빠르게 성장 중인 어댑티브 골프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브렛은 메러디스의 ‘짐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었다. 말 그대로다. 그는 그녀의 캐디다.
“난 골퍼가 아니다.” 브렛 그레이는 웃으며 말했다. “난 감정적 지원을 해주는 캐디에 가깝다. 내 역할은 그녀가 침착함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난 그녀가 샷마다 너무 신경 쓰지 않도록 돕는 사람이다. 한 번의 샷보다 더 큰 목표가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샷 하나하나에 덜 집착할수록 실력이 더 좋아진다.”
경험이 많지 않은 캐디가 내놓은 조언치고는 상당히 통찰력 있는 말이다. 메러디스 드와이어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녀의 스윙은 힘보다는 물리적 원리와 모멘텀을 활용하는 방식에 의존한다. 또한 그녀가 사용하는 의족은 안정감과 편안함이 예고 없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어댑티브 대회가 열린 월요일과 화요일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서는 그 변화가 더 심해진다.
브렛의 역할은 메러디스가 계획대로 움직이고, 제시간에 플레이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메러디스는 사소한 문제와 큰 문제를 똑같은 강도로 상대하는 성향이 있어, 캐디에게는 섬세한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우리 둘 다 경쟁심이 강해서 가끔 부딪힌다.” 브렛 그레이는 말했다. “근데 그게 세 번째 홀을 넘긴 적은 없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설거지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 때도 있지만, 결국은 각자 방식대로 한다. 그게 잘 맞는 거다.”
골프에서도, 삶에서도, 종종 반대 성향이 서로를 끌어당긴다. 삶은 메러디스 드와이어에게 한쪽 다리를 앗아갔지만, 대신 놀라운 의지와 용기를 주었다. 삶은 브렛에게는 그 불꽃이 지나치게 뜨거워질 때 식혀줄 여유를, 메러디스가 지칠 때 다시 불을 지펴줄 따뜻함을 주었다. 극심한 기복 대신, 메러디스는 뜻밖의 감정을 발견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이었다.
“그는 자기가 ‘감당해야 할 것’을 이해했다.” 메러디스는 손가락으로 따옴표를 그리며 말했다. “내가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날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고, 나는 그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
브렛의 도움 덕분에, 메러디스는 자신의 ‘짐’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일이 흔해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브렛 앞에서, 혹은 누구 앞에서도 감히 떠올리지 못했을 방식이었다.
“어댑티브 골프 커뮤니티에서는 무릎 아래 절단이 그냥 종이에 베인 상처아 다름없다.” 그 말이 얼마나 믿기 어려운 표현인지 깨달은 그녀는 웃었다. “진짜다!”
이것은 챔피언의 마음가짐이다. 적어도 메러디스는 그렇게 믿고 있다. 절단 수술 후 병원에 누워 있던 시절, 그녀는 패럴림픽을 꿈꾸기 시작했다. 절단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증명이 아니라, 절단 덕분에 성공할 수 있다는 증명. 골프 외에도 그녀는 원반던지기와 포환던지기 훈련을 시작했다. 뉴저지 티넥의 엘리트 트레이닝 팀과 샌디에이고의 팀까지 연결해가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브렛 역시 그 트레이너 중 한 명이다. 고등학교 시절 포환과 원반을 던졌던 경험을 살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감정적 지지 역할을 맡는다.
“내가 가장 끌렸던 건 그녀의 자신감이었다.” 브렛은 말했다. “자기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난 현실주의자라서 늘 ‘천천히 가자, 현실적으로 보자’라고 말한다.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서.”
좋은 관계가 늘 그렇듯, 감정적 변화는 양쪽 모두에게 일어났다.
“그녀는 항상 내 기대를 뛰어넘고, 말한 건 결국 다 해낸다.” 브렛은 이어 말했다. “그래서 의심을 멈췄다. 그녀는 결국 원하는 걸 다 이루게 될 거라는 걸 알게 됐다. 트랙 시즌이 끝나면 또 다른 게 온다. 뭔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무언가가 올 거다.”
믿음. 캐디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그 믿음은 선수의 정신으로 곧장 흘러 들어간다.
메러디스는 언제나 뛰어난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브렛이 곁에 있을 때 그녀는 결코 믿음을 잃지 않는다. 로맨틱한 사람이 아니어도 그 안에서 사랑을 볼 수 있다.
“그는 그냥 나를 받아들였다.” 메러디스는 말했다. “내 모든 부분을 사랑해줬다.”
요즘 메러디스는 자신의 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줄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녀는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꿈에 그리던 사람을 찾았다. 그리고 그것이 이 사랑 이야기의 가장 놀라운 반전이다. 메러디스가 찾은 ‘이상적인 사람’. 그건 당신이 예상한 그 사람이 아니다.
브렛은 메러디스에게 사랑이 앱 프로필, 첫 데이트, 심지어 남자친구가 생기는 순간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사랑은 완벽한 모습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상처, 과거, 불안, 약점같은 '짐'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 짐을 함께 들어줄 사람을 만날 때 '비로소' 사랑이 자란다.
“우린 모두 짐을 갖고 있다. 중요한 건 그 짐을 어떻게 들고 가느냐다.” 메러디스는 말했다. “질질 끌고 가고 있나, 아니면 등에 메고 그 빌어먹을 산을 오르고 있나?”
메러디스는 진정한 사랑에는 구원자가 따라온다는 사실을 배웠다. 다만 그 구원자가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닫기까지 몇 번의 데이트가 필요했을 뿐이다. 자료 | 골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