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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 선수[GM 인터뷰] 기억해야 할 이름, 안해천

박수민
2026-07-09
안해천은 자신을 ‘꾸준한 골프를 하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이제 그는 그 꾸준함을 더 큰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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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국가대표 안해천. 6월 원주 월송리CC에서 촬영. 사진 | 김규남


태극 마크를 달았다는 사실이 가장 실감 났던 순간은? 선발전이 끝난 뒤였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아버지가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에게 전화를 돌리셨다. 그날은 평소와 달랐다.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건 처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이 깊게 남아 있다.


국가대표가 되기 전과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프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점이 크다. 프로 대회에 가보면 어떤 샷이 필요하고, 어떤 수준의 플레이가 필요한지 알게 된다. 코스 자체가 아마추어 대회와 다르다. 더 어렵고, 요구하는 샷의 수준도 높다. 그래서 아마추어 대회만 생각하며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를 위해 더 높은 수준의 연습을 하게 됐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은 부담인가, 동기부여인가? 처음 국가대표 마크를 달았을 때는 부담이 있었다. 함께하는 형들을 보면서 ‘이런 선수들과 내가 같이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대표 옷을 입고 대회에 나갔는데 성적이 좋지 않으면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런 부담이 분명 있었다.


골프를 처음 시작한 계기는?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골프를 했다. 그때 선생님으로 오신 분이 아버지를 찾아가 ‘골프를 시켜보자’고 하셨다. 그렇게 골프를 시작했다.


여러 스포츠 중 골프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골프는 1년 동안 왕좌를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전 주에 우승해도 다음 주에 컷 탈락할 수 있다. 그런 변수가 다른 종목과는 다르다. 타이거 우즈 같은 ‘규격 외’ 선수가 있긴 하지만, 그런 선수가 매번 나오는 것은 아니다. 기복과 변별력이 큰 스포츠라는 점이 골프의 특별함이다.


골프를 하며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시즌이 끝난 뒤, 좋아하는 사람들과 아무 생각 없이 떠들면서 볼을 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성적 부담 없이 편하게 골프할 때가 제일 즐겁다.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아버지가 프로 대회에서 백을 메신 적이 있다. 그때 짧은 퍼트를 놓쳤다. 그 순간이 굉장히 힘들었다. 지금까지 오랜 기간 샷이 안 맞아서 크게 힘들었던 적은 별로 없는데, 순간적으로는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모든 게 주저앉는 느낌이었다. 매경오픈 때도 짧은 버디 퍼트를 3퍼트로 만든 적이 있다. 내리막에서 세게 쳤고,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나도 잘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까 계속 무너졌다.


훈련 과정에서 힘든 순간도 있었나? 매 순간 힘들었다. 태국 전지훈련 때 3시간씩 체력 운동을 했다. 에어컨이 있는 곳에 있다가 오후 3시쯤 운동화를 챙기고 밖으로 나가면 뜨거운 공기가 확 감싼다. 얼마 전 한국체대에서 후배와 에어컨 있는 곳에 있다가 운동하러 나갔는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순간적으로 태국에서 훈련할 때가 생각났다.


자신의 골프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꾸준한 골프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우승이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크게 떨어진 적도 많지 않았다. 우승이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왔다고 생각한다.



가장 확실한 무기는 무엇인가? 드라이버다. 정확도에 자신 있다. 좌우로 크게 빠지지 않고 비교적 똑바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가장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퍼팅이다. 짧은 퍼트는 확실히 조금 보완됐는데, 4~5m 거리의 퍼트가 더 좋아져야 한다. 그런 퍼트를 넣어줘야 흐름을 타고 나갈 수 있다. 요즘은 쇼트 퍼트가 빠지지 않으니 중거리 퍼트가 아쉽다. 샷으로 매번 붙일 수는 없기 때문에 퍼트가 들어가야 우승할 수 있다. 최근 훈련 비중도 퍼팅 쪽에 많이 두고 있다.


경기 중 꼭 지키는 루틴이 있나? 1번 홀이 끝나면 꼭 바나나를 먹는다. 1번 홀이 끝나고 걸어갈 때 무조건 먹는다. 바나나는 보통 중간에 먹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미리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먹는다. 두 번째 바나나는 전반이 끝난 뒤 먹는다. 초콜릿도 같이 먹는다. 경기 중에 바나나 두 개, 초콜릿 두 개를 먹는 것이 내 루틴이다.


경기 중 흐름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아침에 꽂힌 노래가 코스에서 계속 생각난다. 차를 타고 오다 들은 노래가 꼭 코스에서 떠오른다. 장르는 거의 가리지 않지만 보통 케이팝K-POP이 많다. 실수가 나온 뒤에도 그 노래가 머릿속에 맴돌면서 다시 평정심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4b02c0dfdb084.jpg벙커 샷 훈련 중인 안해천. 사진 | 김규남


코스 매니지먼트 원칙은? 최대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다. 무작정 멀리 보내는 것보다, 100m 러프에서 치는 것보다 150m 페어웨이에서 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플레이 스타일은 안정적인 편인가? 공격적인 편이다. 티 샷에서는 페어웨이를 지키려고 하지만, 막상 페어웨이에 가면 핀을 바로 보고 친다. 파5 홀에서도 거리 안에 들어오면 3번 우드로 바로 공략한다. 첫 샷은 페어웨이를 지키려 하지만, 다음부터는 핀을 보고 공격적으로 치는 편이다.


해외 대회에 나가며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 쇼트 게임 접근 방식이 다르다. 한국 선수라면 띄울 것 같은 상황에서 해외 선수들은 굴린다. 잘한다기보다 접근이 다르다. 한국은 대부분 조선잔디라 그린 주변에서 굴리면 잔디 저항 때문에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은 딱딱한 벤트그래스가 많아 띄우지 않고 굴리는 샷도 가능하다. 그래서 더 다양한 방법으로 샷을 할 수 있고, 수준도 높아지는 것 같다.


대만아마추어선수권 우승을 돌아봤을 때, 우승을 결정지은 장면은? 13번 홀쯤이었나, 한때 5타 차까지 났다. 솔직히 그때는 우승을 조금 확신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다음 홀부터 상대 선수가 버디를 하며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마지막 홀에 1타 차로 좁혀졌다. 마지막 홀까지 절대 우승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우승 퍼트를 넣고 나서야 확정됐다고 느꼈다.


5타 차가 1타 차로 좁혀지는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았나? 흔들렸다. 3타 차가 났을 때 짧은 퍼트를 놓치며 3퍼트를 했다. 그때 압박이 왔다. 상대 선수도 당시 랭킹 1위였고, 계속 잘 해온 선수라 쉽게 볼 수 없었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잡았나? 그때는 상대가 이 홀에서 무조건 버디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대가 나보다 잘 칠 것이라고 전제했다. 경우의 수를 두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하면 좋아진다’고 생각하기보다, 상대가 잘 칠 것이라 생각하고 내 플레이에 집중했다. 만약 상대의 샷이 실수처럼 보였는데 결과적으로 기회가 된다면, 그럴 때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상대가 잘 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체대에서 대학 생활과 국가대표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대학 생활이 경기력에 주는 도움은? 솔직히 말하면 연습장은 새로 지어졌지만, 내가 평소에 해오던 연습 방식에 비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긴 어렵다. 수업도 들어야 하고, 오후 시간이 한정적이다. 나는 평소 코스에서 연습하며 감을 찾는 편인데, 학교에서는 인도어 연습장 위주다.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쇼트 게임 같은 부분은 학교에서 충분히 갖추기 쉽지 않다. 다만 헬스장은 잘 되어 있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도움이 된다.


다른 종목 엘리트 선수와의 교류는 어떤가? 체육학과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교류가 많지는 않다. 수업이 끝나면 다들 전문 실기를 하러 간다. 가끔 한두 수업에서 어울릴 수는 있지만 정말 한두 명 정도다. 단체 종목 선수들은 10명, 20명씩 같이 다니며 친한 경우가 많지만, 골프는 개인 종목이고 인원도 적다. 학교 골프부 인원 자체는 5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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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를 따라가며 인터뷰했다. 사진 | 김규남


현재 남자 아마추어 무대에서 특히 주목받는 선수다. 그런 시선은 부담인가, 자신감인가?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고향인 남원에 내려가 연습장을 가면, 그곳에 계신 분들이 음료수도 사주시고 좋은 것도 챙겨주시면서 응원한다고 말씀하신다.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프로 선수들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좁혀야 할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나? 그린에서의 플레이가 다르다고 느낀다. 프로 선수들은 그린에 확실히 잘 적응해 있다. 당연히 넣어야 하는 퍼트를 넣고, 4~5m 정도의 클러치 퍼트를 하나씩 넣는다. 그 부분이 가장 다르다. 결국 퍼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대표팀은 프로 선수 중심으로 구성됐다. 같은 국가대표 선수로서 어떻게 바라보나? 일단 ‘우리도 프로 선수에게 통한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한다. 그리고 동기부여가 된다. 나도 나중에 프로가 되어 다시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국제 대회에 나갈 기회가 온다면 팀에 줄 수 있는 강점은? 함께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힘든 상황이 와도 잘 풀어내고, 팀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샷으로도 잘해야 하지만, 샷은 각 선수 본인이 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는 분위기나 팀 안에서의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표팀 안에서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나? 지금은 나이가 가장 많다. 어린 선수들도 있어, 최대한 나를 낮춰서 함께 생활하려고 한다. 처음 대표팀이 됐을 때는 내가 막내였는데, 이번에는 맏형이다. 다들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


올해 남은 시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회는? 7월이 지나면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 그때 남아 있는 챌린지투어에서 포인트를 모아야 시드전 2차로 바로 갈 수 있다. 만약 2차로 바로 가지 못하면 10월에 예정된 미국프로골프PGA 프리퀄리파잉 일정과 겹칠 수 있다. 그러면 미국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남아 있는 챌린지투어 대회가 가장 중요하다.


프로 전향 이후 그리는 길은? 일단 미국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다음은 한국이다. 일본 투어에도 조금 관심이 있지만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아시안투어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경험을 해보고, 문을 두드려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 투어에 진출한다면 첫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우승이다. 빠른 시일 안에 우승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우선 시드를 유지하고 싶다. 콘페리투어에서 잘해서 PGA투어로 올라가고, 그곳에서도 계속 시드를 유지하고 싶다. 안정적으로 들어간 뒤 조금씩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다.


프로가 된 뒤 가장 나가보고 싶은 대회는? 무조건 마스터스다. 메이저 대회 중에서도 마스터스는 사소한 부분까지 매력적이다. 카메라를 들고 들어갈 수 없다든가, 캐디들이 하얀색 옷을 입고 정말 골프만 하는 듯한 분위기 같은 것이 좋다. 낭만이 있다고 할까. 그 전통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마스터스 우승을 한다면 챔피언스 디너 메뉴는? 생각해본 적 있다. 일단 김밥을 내고 싶다. 김밥은 무난하다. 오리고기도 넣고 싶다. 내가 오리고기를 제일 좋아한다. 오리고기에 숙주를 볶아서 넣으면 좋을 것 같다. 같이 먹을 국은 김치찌개다. 김치찌개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


롤 모델로 삼는 선수는? 루드비그 오베리다. 스웨덴 선수인데, 주저 없이 친다. 모든 샷이 큰 생각 없이 깔끔하게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본인도 샷에 들어가기 전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깔끔하게 가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이 좋아서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꿈의 포섬 멤버를 꾸린다면? 골프 선수로는 스코티 셰플러와 함께하고 싶다. 남은 2명은 엘에이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에스파의 윈터다. 오타니는 야구 선수가 골프를 하면 어떤 느낌일지 보고 싶다. 내가 다저스를 좋아하기도 한다.


10년 뒤 안해천은 어떤 선수였으면 하나? 한국 골프팬들이 선수를 떠올릴 때 내 이름이 가장 먼저 나왔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요즘 누가 잘 치지?”라고 이야기할 때 “안해천 선수가 요즘 대세 아니냐, 잘 친다”는 말을 했으면 한다. 10년 뒤에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면 좋겠다.


안해천 프로필
출생년도 : 2006
소속 : 한국체육대학교
주요 경력 : 2026 대만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
제23회 네이버스컵3개국(한·일·대) 국가대표친선경기 우승,
제24회 빛고을중흥배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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